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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신] 현상(傷) 붙인 얼굴, 주님의 훈장입니다.

2026-04-15 10:07 | 입력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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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완 장로
총괄본부장 박정완 장로
(중부교회)


나는 새로움을 좋아한다. 그대로 놓여 있는 물건도 손이 닿으면 이리저리 만져 보고, 비틀어 보고, 뜯어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시계나 전자 제품을 분해하다가 순서를 잊어버려 원상복구 하느라 한참을 씨름하는 일도 다반사다. 거의 망가질 지경이 되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오늘도 신입 직원이 사용할 책상을 정리하고 있었다. 반듯함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책상과 의자의 각도를 맞추고, 컴퓨터 위치를 조금씩 옮기며 정돈했다. 힘이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밀고 당기며 제자리를 찾았다.
그러다 편집용 컴퓨터의 단자 코드 하나를 잘못 건드려 두 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쓰던 기능이 멈춰 버렸다. 기사 한 줄이라도 더 써야 할 시간에 나는 또 컴퓨터 뒤를 들여다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릎까지 꿇어 가며 씨름했다. 늘 그렇듯 ‘괜히 건드렸다’는 쓴 웃음이 나왔지만, 그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내 방에 들어가 보니 이번에는 책상과 컴퓨터 책상의 조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선이 책장에 눌려 있어 위치를 바꾸려는데, 이번에도 아무 생각 없이 전선을 잡아당겼다. 안전이나 접근성은 생각하지 않았다. ‘움직이면 되겠지’ 하는 무모한 자신감뿐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책꽂이 아래쪽이 부러지며 위에 놓여 있던 철제 상패가 떨어졌다. 상패 모서리가 오른쪽 눈 밑을 깊게 스쳤다.
순간 손을 대어 보니 따뜻한 피가 줄줄 흘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제법 찢어져 있었지만, 눈을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감사가 밀려왔다.
나는 사무실에서 키우던 알로에 잎을 뜯어 상처에 문지르고는 다시 일을 하려 했다. 출근한 직원이 놀라며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고 재촉했다. 성형외과를 찾아갔지만 의사는 오후에 출근한다고 했다. 약국에 들러 연고만 바르면 되겠다고 했더니, 약국을 운영하는 장로님께서도 “지금 당장 성형외과로 가십시오”라고 하셨다.
결국 다른 병원을 찾아가 오래 기다린 끝에 진료를 받았다. 의사는 상처를 보더니 “꽤 깊습니다. 봉합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에도 내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평안했다. ‘하나님께서 눈은 지켜 주셨구나.’ 그 생각 하나로 감사가 넘쳤다.
잠시 후 상처는 깨끗하게 봉합되었다.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얼굴에는 커다란 밴드가 붙었다. 보기에는 흉할지 몰라도, 내게는 그것이 주님이 주신 훈장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영상통화를 하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누군가는 누구와 싸웠느냐고 했고, 누군가는 어디에 부딪혔느냐고 했다. 그러나 아내는 달랐다. “눈을 다치지 않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해야지요.” 그 한마디에 나는 다시 웃었다.
그렇다. 지금 내 얼굴에 붙은 상처와 밴드는 부주의의 흔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기억하게 하는 믿음의 훈장이다. 문서선교의 사명을 멈추지 말라고, 주어진 일을 끝까지 감당하라고 주님께서 내게 붙여 주신 표식이다.
보기에는 흉해도 괜찮다. 이 훈장은 사람을 높이는 상처가 아니라, 하나님을 높이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이 훈장을 달고 웃는다. 그리고 다시 펜을 든다. 내 삶도, 내 사명도, 모든 것은 여전히 하나님의 손안에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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