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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의 쉼터] 웃음의 궤도, 우리의 랑데부

2026-03-12 16:21 | 입력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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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원장
이정원 원장
(예송음악학원)

얼마 전 오랜 친구들을 만났다. 교회 주일학교에서 함께 뛰놀던 아이들, 중고등부 시절을 함께 지나온 벗들이었다. 세월은 우리를 각자의 길로 데려갔지만, 다시 모인 자리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듯했다.
1차로 모인 장소는 교스시라는 회전 초밥집이었다. 주차할 곳이 없어 2바퀴를 빙빙 돌고 있는데 곧 아이가 나올 것은 배를 가진 남자가 앞에 서 있었다. ‘설마.’ 내 눈을 의심하고 유리창을 내려봤다. 영준이었다.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너무 오랜만에 봐서 만삭에 가까운 배는 실로 눈을 다시 비비게 할 만큼이었다. 주차를 겨우 하고 본 영준이는 나를 보자마자 잘 지냈냐며 푸근하고 따스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가게에 들어가 담소를 나누며 서로의 근황을 펼치고 있을 때 문소리와 함께 하은이가 등장했다. 주일학교 때부터 함께한 그녀는 이제 네 살 난 딸을 키우며 바쁘지만, 어린이집에 보내고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었다. 인도에서 선교하던 시절 지금의 남편을 만난 그녀는, 내향적인 남편과 사교적인 성격의 아내로서 극과 극의 성향을 지녔다. 유학 시절을 오래 보낸 탓에 남편은 한국 친구가 많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성향이 부딪히며 오히려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행복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하은이와 내가 이야기에 집중하는 동안, 영준이는 초밥 접시를 쌓아 올리며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또 다른 음식을 주문했다. 원래 잘 먹는 친구지만 불러온 배가 눈에 띄어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업무 후 동료들과의 술자리로 쌓인 결과라며 웃어넘겼다. 곰돌이 푸 같은 영준은 조금만 웃어도 얼굴이 붉어지는데, 질문이 이어지자 더 빨개졌다. 두 해 전 사랑하는 이에게 에르메스 반지를 건네며 청혼하려 했지만 뜻밖의 이별을 맞았다는 이야기도 꺼냈다. 반지 대신 마련한 20돈 골드바는 최근 금값 폭등으로 상처를 위로받았다고 했다. 그의 사연에 우리는 잠시 안쓰러워하다가도 결국 웃음으로 하나가 되었다.
 
카페로 자리를 옮기자 지혜가 도착했다. 광주 결혼식을 다녀와 늦게 왔다며 신랑은 아직 자신이 광주에 있는 줄 안다고 웃었다. 교회 중고등부 시절부터 함께한 그녀는 교육 공무원이지만 지금은 돌 지난 아들을 돌보며 휴직 중이다. 감정 공유형인 그녀와 극T 성향의 남편은 성격 차이로 갈등도 있었지만, 둘째를 준비하며 긍정적인 기운을 나누었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 뼈있는 조언에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서른 중반, 결혼과 일, 삶의 무게를 담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풀려나왔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별일 없다고 웃어넘기려 했지만, 곧 질문이 쏟아졌다. “선봤던 남자는 어땠어?” 결혼한 친구들은 아가씨의 연애담에 호기심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영준이와 내가 둘 중 누가 마지막까지 남을지, 그것이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또다시 웃음으로 하나가 되었다.
우리가 다시 만나는 순간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은혜의 자리였다. 각자의 궤도를 살아가지만 믿음 안에서 우리는 다시 랑데부한다. 그 만남 속에서 웃음과 사랑은 은하수처럼 번지고, 행복은 하나님의 빛 속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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