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오피니언 > 칼럼 기사 제목:

[데스크 단신] 2%의 빈틈, 200%의 실책…

2026-03-12 15:42 | 입력 : admin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박정완 장로
박정완 장로

사람의 몸은 체내 수분이 약 2%만 부족해도 갈증을 느낀다고 한다. 물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이때 물 한 모금만 마셔도 시원함과 함께 갈증은 곧바로 해소된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그래서 물은 늘 가까이에 있다. 물병이나 컵을 준비해 두기도 하고, 요즘은 조금만 발품을 팔아도 뜨겁거나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정수기와 각종 기기의 발달로 물을 준비해 둔 곳도 많다. 갈증은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갈증에 대비해 물을 준비해 두는 일은 일종의 생활의 아이콘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인생의 어떤 일들은 이 단순한 갈증과는 다르다. 작은 부족이 큰 결과를 낳기도 한다. 필자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나는 세심하게 일처리를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2% 부족함이 있었다. 어느 날 교계 연합단체 총회 석상에서 그 약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총회를 앞두고 약 20여 페이지 분량의 회의 자료를 작성했다. 사전 점검을 요청하며 이·취임 회장에게 메일로 보냈다. “수고했다는 답과 함께 일부 정정만 이루어졌다. 나는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십 부를 인쇄해 회의장에 가져갔다.
문제는 보고 시간에 터졌다. 1년간의 사업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보고대에 섰는데, 아뿔사 사업보고서 작성분이 통째로 빠져 있는 것이다. 나는 임기응변에 자신 있는 편이고, 업무와 관련된 수치나 이력도 도표 없이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그날은 달랐다. 유인물을 펼쳐 몇 페이지를 참고해 달라고 말하려는 순간, 자료가 아예 누락된 사실을 확인하고 말았다.
결국 변명의 여지 없이 빠져 있음을 알리고 연합 활동에 역량을 집중했다는 짧은 말로 보고를 마쳤다. 회의장 곳곳에서 웅성거림이 들렸다. 다행히 증경회장의 중재로 다음 모임 때 첨부하자는 말이 나오며 상황은 정리됐다.
수십 년 동안 연합 사역을 해 오며 오기나 작은 누락은 있었지만, 이렇게 통째로 빠진 일은 처음이었다. 고의는 아니지만 분명 프로답지 못한 실수였다. 철저한 점검과 습관화된 검토가 부족했던 아마추어적인 실수였다.
비슷한 장면은 또 있었다. 신문 마감일이었다. 다른 이들의 원고를 교정하고 기사 확보와 배치를 지시하며 분주하게 편집을 진행했다. 그런데 정작 내가 써야 할 칼럼은 잊고 있었다. 디자이너가 원고는 어떻게 됐습니까?”라고 물었는데도 말이다.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크고 작음도 분명히 작용한다. 그러나 준비 부족과 실력 부족이 겹치면 상황은 달라진다. 결국 하루 늦은 발행을 선언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그때 머리가 핑 돌았다. 내 칼럼이 아직 작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미리 써 둔 여분의 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감 시간을 코앞에 두고 머리를 쥐어짜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그 순간의 긴장과 몰입, 그 속에서 느끼는 행복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묘한 맛이 있다.
체내 수분 2% 부족에서 오는 갈증은 물 한 모금으로 해결된다. 그러나 프로 정신이 요구되는 사역과 업무에서의 2% 부족은 때로 200%의 실책으로 돌아온다. 갈증의 2%는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업무에서의 200% 헛발질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남긴다. 변명이나 묵인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주님 앞에 무릎 꿇고 지혜를 구하며 자신을 돌아본다. 필자는 오늘도 다짐한다. 2% 부족의 갈증을 채우기 위해, 200% 무게의 실수를 들춰 메고서라도 다시 일어서겠다고. 주님의 지혜를 구하며 묵묵히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그럴 때 비로소 2%의 부족은 채워지고, 신바람 나는 사역의 길을 다시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Copyrights ⓒ 호남기독신문사 & www.honamcn.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admin
댓글 :0
댓글 등록
0/400
  • 작성자명 |2024.11.14 10:30
    이곳은 댓글 작성한 내용이 나오는 자리 입니다.
1 2 3 4 5
호남기독신문사로고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개인정보 취급방침/이용약관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법인명(주)호남기독신문 제호:주간기독신문 | 등록번호:전남다00311,전나아00300
등록일 : 2011.12.19 | 발행일 : 2012.1.11 | 발행인 : 모상련 | 편집인 : 송귀옥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정완 .
주소: 목포시 영산로635,4층 .대표전화l: 061-245-8600| Fax: 061-247-8600 Email: honamcn@hanmail.net | 후원계좌: 농협355-0014-4131-03 ㈜호남기독신문
호남기독신문 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등을 금합니다 .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저작권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2020 호남기독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