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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의 쉼터] 클라라와 슈만

2026-09-09 16:06 | 입력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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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원장
이정원 원장
(예송음악학원)

독일 작곡가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R.A. Schumann)을 아시나요? 그는 1810년 6월 8일 독일 작센 주 츠비카우에서 태어나, 1856년 7월 29일 본 근교 엔데니히에서 생을 마친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음악가입니다. 동시대에는 쇼팽, 멘델스존, 리스트, 브람스 같은 거장들이 함께 낭만주의 음악의 흐름을 이끌었습니다.

슈만의 작품 가운데 「어린이 정경 Kinderszenen, Op.15」 중 ‘트로이메라이’나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54는 영화, 드라마, 광고에서 자주 들을 수 있어 대중에게도 친숙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 서점을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수많은 책을 접했습니다. 아버지는 약 4,000권의 책을 모아 사설 도서관을 만들었고, 슈만은 그곳에서 문학과 예술을 흡수하며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단순한 감정의 산물이 아니라 문학적 상상력과 지성의 토양에서 자라난 열매였습니다.

역사적 기록을 보면 슈만의 성격은 독특하고 불같았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내면을 두 인물로 표현했는데, 충동적이고 열정적인 자아를‘플로레스탄(Florestan)’, 내성적이고 시적인 자아를‘에우세비우스(Eusebius)’라 불렀습니다. 현실에서라면 기복이 심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음악 속에서는 이 두 성격이 격정과 서정의 아름다운 대비로 나타났습니다.

그런 슈만에게도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클라라. 아버지 프리드리히 비크(Friedrich Wieck)는 유명한 피아노 교사였고, 클라라는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아 신동으로 성장했습니다. 슈만에게 가려져 있지만 클라라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고, 당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녀는 피아노곡, 가곡, 실내악을 직접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슈만과 클라라는 9살 차이가 났습니다. 슈만은 클라라에게 깊이 빠졌고, 두 사람은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비크는 제자 슈만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결혼을 완강히 반대했습니다. 가난했으며, 장래도 불투명하고, 성격도 급한 슈만이었기 때문이죠. 아마도“네가 감히 우리 딸을…!” 하고 뒷목을 잡았을 것입니다. 클라라는 9살에 첫 연주회를 열었고, 19세에는 이미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얻은 피아니스트였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법정 소송까지 가는 긴 싸움 끝에, 1840년 클라라가 21세가 되던 해에 결혼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찬송가 329장 <주 날 불러 이르소서>는 슈만이 25세 때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제1번 f♯단조 Op.11의 2악장에서 따온 선율입니다. 후대에 찬송가로 편곡되어 오늘날 교회에서 불려지고 있죠. 예술 음악이 신앙 음악으로 변용된 아름다운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슈만은 43세 무렵부터 언어 표현력이 떨어지고, 동작이 느려지며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불화가 잦아졌고, 결국 라인강에 몸을 던져 자살 시도까지 했죠. 만약 그가 하나님을 깊이 만났더라면, 내면의 갈등은 평안으로 치유되지 않았을까요.?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불안해하는가”

설교 말씀 중에 절망도 하나님께 토해내라고 하더군요. 모세도 불평했고, 예레미야 선지자는 “주께서 나를 속이셨습니다”(Deceived)라고 토로했으며, 욥도 분노하며 부르짖었고, 다윗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믿음의 사람들도 때로는 절망을 토해냈습니다.

하나님은 그 절망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것을 통해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드십니다. 살아가면서 고통스러울 때 부르짖으면 하나님은 반드시 들으십니다. 절망의 목소리가 그 분께 들립니다. 그 부르짖음은 찬양이 되어 예비하신 길로 이끄시리라 확신합니다. 다시 말하면 절망을 토해낼수록 하나님은 우리를 더 강하게 붙드시고 역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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