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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인 목사 (압해수련침례교회) |
얼마 전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갑질 부모'편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교사에게 "우리 아이는 칭찬만 해 주세요.", "기를 죽이지 마세요.", "잘못을 지적하면 아이가 주눅 듭니다."라고 요구하는 부모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내 아이만큼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라주면 좋겠다는 부모의 마음은 우리 모두가 같다.
오늘날 내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 교육의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아이를 혼내기보다 칭찬하고,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격려하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려 애쓴다. 그렇게 금이야 옥이야 키운 내 아이. 왜 작은 문제 앞에서도 쉽게 흔들리는 것일까.
현실은 결코 내 아이를 칭찬만 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는 시험으로 평가하고, 친구들은 비교한다. 세상은 결과를 요구한다. 이제는 SNS의 좋아요 숫자와 팔로워 숫자까지 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세상은 끊임없이 "너의 가치는 이것으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문제는 칭찬이 아니라 평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삶의 방식에 있다.
부모의 칭찬으로 세워진 자존감도 결국 세상의 현실 앞에서 시험을 받는다. 부모는 사랑으로 아이를 격려하지만 집밖에서 부모처럼 따뜻하게 말해 주는 이는 없다. 아이는 부모의 칭찬과 현실에서 마주하는 자신의 모습 사이에서 괴리감을 경험한다. 반복되는 실패와 비교는 낙심을 만들고, 자신감을 심어주려 했던 칭찬은 오히려 더 큰 열등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실이 부모의 평가를 따라주지 않을 때 아이는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반대로 칭찬보다 비난과 거절 속에서 자라는 아이도 있다. 그런 아이는 어려서부터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나는 사랑받기 어려운 사람이다.'라는 거절감으로 자라게 된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결국 두 아이 모두 같은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한 아이는 '나는 잘해야 사랑받는다.'는 강박과 불안에 갇히고, 다른 아이는 '나는 원래 부족한 사람이다.'라는 열등
감에 갇힌다. 겉으로는 전혀 달라 보이지만 두 사례 모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외부의 평가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래서 문제는 얼마나 충분히 칭찬을 받았는지 어떻게 비난과 학대를 받았는가 또 어느만큼 방치되었는가가 아니다. 문제는 내 존재의 가치가 사람의 평가 위에 세워져 있느냐, 하나님이 말씀하신 진리위에 정체성 이 세워져 있느냐이다.
칭찬은 현실을 이기지 못하지만, 말씀은 현실을 바르게 바라보고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세운다.
성경은 자존감을 높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로마서 12장 3절에서 바울은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고 권면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자신을 크게 보는 것도 아니고, 작게 보는 것도 아니다. 말씀대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는 교만과 열등감을 정반대의 모습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은 둘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교만은 자신을 말씀보다 크게 보는 것이고, 열등감은 자신을 말씀보다 작게 보는 것이다. 둘 다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외부의 시선과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부모와 어른들 그리고 또래들의 평가가 좋으면 교만해지고, 평가가 나쁘면 열등감에 빠진다. 결국 문제는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에 있다.
그래서 다음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감을 높이는 칭찬이 아니라 말씀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훈련이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위대한 존재이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값 주고 사신 하나님의 아들(자녀)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선한 목적 가운데 부르심이 있다."라는 말씀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경험을 해야한다. 그리고 세상에 귀기울이지 않고 그 진리를 견고하게 붙드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이 성경적 세계관 위에 성경적 정체성을 세우는 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