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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기획 르포] 붓끝으로 피어난 천국의 언어, 목포를 위로하다

2026-07-24 09:35 | 입력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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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까지, 목포극동방송국 2층 갤러리
“낙원으로 들어가는 문, 팔복”

왼쪽부터 이성원 박미영 김승애 김미정 장은희 장진숙 백금주 김국형 작가
<왼쪽부터 이성원, 박미영, 김승애, 김미정, 장은희, 장진숙, 백금주, 김국형 작가>

포극동방송국 2층 갤러리에서는 ‘낙원으로 들어가는 문, 팔복’이라는 표어로 캘리그래피 특별 전시회 ‘8인의 팔복, 복이 있나니’가 지난 7월 12일(주일) 오후 5시 개막 예배를 시작으로 오는 7월 31일(금)까지 진행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마태복음 5장 1절부터 11절까지의 팔복 본문 전체가 빼곡하면서도 유려한 리듬감으로 적힌 대형 메인 작품이다.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 부의 기준을 완전히 뒤엎으신 예수님의 혁명적인 선언—“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가 작가의 거친 숨 고르기와 섬세한 붓끝을 통해 시각적 설교로 부활해 있다.
현대 문화 예술계에서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단순히 ‘글씨를 보기 좋게 디자인하는 기술’ 정도로 오해되곤 한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 안에서 빚어지는 ‘말씀 캘리그래피’는 그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그것은 작가 개인의 문학적 감성이나 기교의 소산을 넘어, 하나님의 살아 있는 말씀을 수백 번 읊조리며 내면화한 뒤 성령의 감동하심에 의지해 손끝으로 토해내는 일종의 ‘시각적 설교(Visual Sermon)’이자 ‘예술적 목회(Artistic Ministry)’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8인의 작가들은 호남 지역 각 교단과 교회에서 묵묵히 제직과 성도로 섬기는 평신도 사역자들이자 실력파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하나님이 주신 고유한 영적 색채(Color)를 바탕으로 팔복의 여덟 가지 진주 같은 가르침과 성경의 대서사시를 캔버스와 화판 위에 풀어냈다. 그리고 작품 하나하나를 마주할 때마다, 작가들이 이 한 획을 긋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새벽을 눈물로 깨우며 골방에서 무릎을 꿇었을지 그 영적 치열함과 거룩한 무게감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전시장을 채운 8명의 작가가 펼쳐놓은 말씀의 숲은 어느 것 하나 겹치는 법 없이 저마다 독특하고 강렬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팔복의 핵심 주제뿐만 아니라, 작가들이 개별적으로 깊이 묵상해 온 성경의 주요 진리들을 함께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은혜를 선사한다.




소헌 김국형 (용당동 동장) | ‘천국’과 ‘헛되도다’의 영적 대비
주요 출품작: <천국>, <헛되도다> 등
작품 세계: 현직 용당동 동장으로 지역 사회를 행정의 최일선에서 섬기는 소헌 김국형 작가는 묵직한 먹의 농담(濃淡)을 통해 영원의 세계를 시각화하는 데 탁월하다. 그의 작품 <천국>은 몽환적이면서도 깊은 영적 공간감을 선사하며 관람객의 시선을 저 높은 하늘의 보좌로 이끈다. 반면, 솔로몬의 전도서 메시지를 담은 <헛되도다>는 강렬하고 거친 필체로 세상 부귀영화의 허무함을 통렬하게 찌른다. 세상의 권력과 자리보다 자신을 비워 냄으로써 비로소 도달하는 천국의 비밀을 행정가의 시선과 영성으로 붓끝에 담아냈다.



목서 김미정 (목포새로운교회) | ‘축복의 기도’와 ‘빛나도록’의 온기
주요 출품작: <축복의 기도>, <빛나도록> 등
작품 세계: 신앙생활을 하며 묵상의 깊이를 더해 온 목서 김미정 작가는 사랑과 치유의 메시지에 집중한다. "당신 위에 손을 얹는다"라는 애틋한 고백이 진하게 담긴 <축복의 기도>는 거친 손바닥의 장인이 찍힌 디자인과 정갈한 서체가 어우러져 마치 아비가 자식을 향해 안수하는 듯한 뭉클한 어버이의 마음을 전한다. 황금빛 여운이 은은하게 감도는 <빛나도록>은 어두운 세상 속에서 성도가 발해야 할 영적 광채를 따스한 캘리그래피로 표현해 관람객의 발걸음을 오랫동안 붙잡아 둔다.




함미 백금주 (대성교회) | 골드빛 ‘사도신경’의 위엄과 소금 평야의 묵상
주요 출품작: <사도신경>, <소금> 등
작품 세계: 백금주 작가는 기독교 신앙의 뼈대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 전통 서예의 정갈함과 현대적 캘리그래피의 역동성을 절묘하게 접목한 <사도신경>은 은은하고 거대한 황금빛 대형 글씨 뒤로 신앙고백 전문을 빽빽이 채워 넣어, 세속의 유혹에 타협하지 않는 묵직한 신앙의 무게를 보여준다. 또한, 목포 인근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소금> 평야 그림과 그 아래 곁들여진 글귀는 맛을 잃어버린 세상 속에서 기꺼이 녹아내려야 할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숙명을 잔잔하게 읊조리게 만든다.



산지 이성원 (목포남부교회) | ‘천지창조’의 장엄한 서사시
주요 출품작: <천지창조 첫째 날>, <천지창조 일곱째 날 / 안식> 등
작품 세계: 거대한 스케일과 압도적인 필력으로 전시장 분위기를 매료시킨다. 짙푸르고 어두운 태초의 혼돈을 단호하게 깨고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천지창조 첫째 날>("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강렬한 서체로 창조주의 절대적인 권위와 능력을 선포한다. 반면, 하늘빛 여백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천지창조 일곱째 날>의 <안식>은 모든 창조의 역사를 마치고 하나님이 누리신 거룩한 평안을 맑고 깨끗한 필치로 대조해 보여주며 관람객의 숨을 고르게 한다.


하애 김승애 (삼호벌얼교회) | ‘나의 사랑하는 책’과 위로의 목자
주요 출품작: <나의 사랑하는 책>, <시편 23편 4절> 등
작품 세계: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화풍으로 성도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성경책의 실루엣을 파란색 수채화 톤으로 은은하게 그려낸 <나의 사랑하는 책>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머리맡에서 듣던 말씀의 거룩한 향수를 강하게 자극한다. 이어 시편 23편 4절의 고백을 맑은 자작나무 숲 배경 위에 얹은 작품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 시대의 지친 성도들을 따뜻하게 품어 안는 선한 목자의 지팡이가 되어 준다.




여백 박미영 (초대교회) | 먹선 위에 피어난 소망, ‘내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주요 출품작: <내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꽃들도> 등
작품 세계: 박미영 작가는 이름 그대로 ‘여백의 미’를 가장 철학적이고 아름답게 활용한다. 화면 상단을 묵직하게 누르는 검은 먹의 거친 구름 아래로, 흘러가듯 유연하게 써 내려간 <내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는 불확실한 미래와 환난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절대적 신뢰의 길을 제시한다. 화려하게 피어난 검은 꽃들과 붉은색 포인트가 묘한 대비를 이루는 <꽃들도> 찬양 작품은 고난 중에도 피어나는 기쁨의 고백을 시각적 리듬으로 완벽히 치환해 낸다.


주솔 장은희 (주사랑교회) | 날개 치며 솟구치는 ‘정녕 행하리라’의 믿음
주요 출품작: <정녕 행하리라>, <사랑> 등
작품 세계: 장은희 작가의 부스는 언제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거대한 날개를 활짝 펴고 폭풍우 치는 허공을 당당하게 가르는 독수리의 세밀화 옆에 "새 일을 정녕 행하리라"고 굵직하게 쓴 <정녕 행하리라> 작품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만들며 기도의 영을 다시금 불러일으킨다. 황금빛 아우라로 고귀하게 물들인 <사랑> 역시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된 글씨체로 기독교의 가장 궁극적인 가치인 사랑의 영원성을 선포하고 있다.



토브 장진숙 (목포새로운교회) | 조형미로 완성된 ‘주기도문’과 영혼의 찬가
주요 출품작: <주기도문>, <사람을 살리는 노래> 등
작품 세계: 장진숙 작가는 캘리그래피를 평면 예술을 넘어 현대 조형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거대한 십자가의 형상 그 자체 속에 깨알 같은 자필 글씨로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의 전문을 촘촘히 채워 넣은 <주기도문>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룩한 성전 구조물을 마주한 듯한 경외감을 준다. 피아노 건반의 흑백 선율 위로 "내 노래가 상한 심령을 일으켜…"로 시작하는 찬양 가사를 수놓은 <사람을 살리는 노래>는 메마른 마음에 치유의 멜로디를 시각적으로 연주하는 듯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번 목포극동방송 갤러리에서 개최된 ‘8인의 팔복’ 특별전은 호남 지역 교계 안팎에 매우 중대한 세 가지 문화적·신학적 의미를 던져 준다.


첫째, 개교회주의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연합’의 실현
목포새로운교회, 대성교회, 목포남부교회, 삼호벌얼교회, 초대교회, 주사랑교회 등 저마다 서로 다른 제단과 환경 속에서 주님을 섬기는 성도와 제직들이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라는 하나의 거대한 십자가 아래에서 온전히 하나가 되었다. 내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예술이라는 거룩한 도구 안에서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룬 이들의 연합은 분열과 이기주의가 판치는 지역 교계에 신선한 충격과 모범을 제시한다.


둘째, 소외된 지역 크리스천 문화 예술의 저변 확대
대도시나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독교 문화 콘텐츠나 전문 전시를 접할 기회가 한정된 호남 지역에서, 이처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가 연합 전시가 열렸다는 점은 지역 문화사적으로도 기록될 만한 쾌거다. 이는 지역 성도들에게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주는 시원한 생수가 됨과 동시에, 지역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사명감과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


셋째, 세상 속으로 열린 ‘일상적 공간의 복음화’
기독교 방송국이라는 지역 사회의 열린 공간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교회 안에만 머물던 복음의 언어가 방송국을 방문하는 일반 시민과 불신 이웃들에게도 자연스럽고 거부감 없이 스며드는 훌륭한 접촉점이 되고 있다. 자극적인 미디어 홍수 속에서 담백하고 깊은 묵상이 담긴 캘리그래피 작품들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기독교 문화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시장을 나서며 팸플릿 표지에 적힌 ‘낙원으로 들어가는 문, 팔복’이라는 글귀를 다시 한번 깊이 응시해 본다. 이번 특별 전시는 단순한 시각 예술품을 구경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그것은 붓끝으로 지어진 거룩한 말씀의 문을 하나씩 통과하며 내 신앙의 현주소를 정직하게 돌아보고, 주님이 예비하신 진짜 복을 내가 진정 소유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영적 예배의 자리다.
혹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영혼의 깊은 메마름을 느끼고 있다면, 혹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위로와 하늘의 평안이 간절히 그리운 이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목포극동방송국 2층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겨 보길 강력히 권한다.


[전시 안내]
전시 일정 : 2026년 7월 12일(일) ~ 7월 31일(금)
전시 장소 : 목포시 정의로 30 목포극동방송국 2층 갤러리
오픈 일시 : 2026년 7월 12일(일) 오후 5시
관람 시간 : 평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 주일 오후 1시 ~ 오후 5시


글·사진 | 취재·사진 박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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