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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신] 억울하다고 남의 잔치에 재를 뿌려도 되나

2026-02-19 17:47 | 입력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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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완 장로
총괄본부장 박정완 장로
(목포중부교회)


금년 63일은 제9기 전국동시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일이다. 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 삶의 이야기를 담은 출판기념식을 열며 지지층을 결집하고 외연을 확장하려 애쓴다. 출판기념식은 단순한 책 행사가 아니라, 한 사람의 공적 삶과 가치관을 시민 앞에 내놓는 정치적 소통의 장이라 할 수 있다.
필자 역시 서울 교육감 출판기념식에 초청을 받아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 시작 전, 교육감은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느라 분주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머리에 띠를 두르고 대형 현수막을 든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단숨에 행사장 안으로 들어와 고성을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들의 요구 사항이 적힌 옷을 입은 이들은, 성폭력 교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자신들이 요구한 교사 해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억울함을 외쳤다. 곧이어 인원이 더 늘어난 시위대는 단상까지 점거하며 무효를 외쳤고, 축하의 자리는 순식간에 절규와 혼란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수천 명의 교육계 인사와 국회의원, 내빈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나거나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결국 경찰이 출동했고, 진행을 방해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는 안내 방송이 이어졌다. 그러나 시위대는 경찰 출동마저 교육감이 고의로 요청한 것이라 주장하며 공권력 자체를 불신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보호받아야 할 공권력마저 내 주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적대시하는 모습은 또 다른 씁쓸함을 남겼다. 행사는 가까스로 시작됐지만, 시위는 행사장 밖에서도 한동안 계속됐다.
그 장면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신의 억울함을 알릴 통로가 막혔다고 해서, 남의 자리를 무너뜨리는 방식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 오늘의 사회는 내가 옳으면 너는 틀렸다는 이분법 속에서 서로를 규정하고, 생각이 다르면 배척하는 풍조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사회는 어두운 터널 속으로 더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조금 더 이해할 수는 없을까.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대화로 풀고, 자존심을 내려놓고 한 걸음씩 양보할 수는 없을까. 내 편이 아니어도, 나와 다른 목소리라도 사랑으로 다가가는 사회가 될 수는 없을까. 필요하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합의점을 찾는 진정성 있는 협상이 이뤄진다면, 갈등의 절반은 이미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버스 시간 때문에 결말을 보지 못한 채 행사장을 떠나며, 눈을 감고 기도했다. 서로를 사랑으로 품고 믿음과 신뢰로 하나 되게 해 달라고, 넉넉한 이해와 배려를 머리에 이고 따뜻한 열정을 가슴에 품은 대한민국이 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성경은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9)라고 말씀한다. 갈등을 키우는 용기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갈등을 줄이는 용기는 성숙한 사람만이 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옳음을 증명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관계를 살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억울함의 외침이 파괴가 아니라 회복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이 땅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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