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선교역사관 개관… 120년 군산 복음의 뿌리 새 공간에 세워지다
  • 전킨·드루 선교사 발자취 복원한 역사관, 지역 신앙 유산의 거점으로
  • 군산 복음 전래의 흐름을 집대성한 군산선교역사관이 2일 문을 열었다. 19세기 말 이 땅을 찾은 초기 선교사들의 봉사와 헌신을 재조명하는 이번 개관식에는 교계와 시민 약 200명이 참석해 군산 신앙사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기념했다.
    군산 선교의 시작은 1895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에서 파송된 전킨 선교사 부부(William McCleery Jun Kin·한국명 전위렴)와 드루 의료선교사 부부(Dr. A. Damer Drew·한국명 유대모)는 군산 해신동 수덕산 자락에 초가 두 채를 얻어 하나는 예배소로, 다른 하나는 약방으로 꾸몄다. 이들은 서툰 말을 익히며 오전에는 말씀을 전하고 오후에는 환자를 돌보는 일상을 이어갔고, 이 소박한 시작이 군산 복음화의 첫 장을 열었다.
    이번에 구암동에 문을 연 군산선교역사관은 이러한 초기 선교의 흐름을 생생하게 기록해 시민과 성도들에게 소개하는 공간이다. 근대 교육기관이었던 ‘멜볼딘 여학교’의 건축 양식을 본떠 지어진 역사관은 지상 3층 규모로, 1·2층에는 군산에서 사역했던 선교사들의 기록과 생활용품, 의료 도구 등이 전시된다. 3층에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조성될 예정으로, 역사 관람과 소통이 공존하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개관에 앞서 열린 감사예배에서는 창세기 13장 말씀을 중심으로 신앙의 터전을 세워 온 믿음의 여정을 함께 되새겼다. 예식에서는 장기간 추진돼 온 역사관 건립 과정이 소개됐으며, 군산기독교센터 설립(1999년)을 출발점으로 ▲건립위원회 조직 ▲부지 매입 ▲설계 확정 ▲중보기도회 구성 ▲착공 등 20여 년간 이어진 준비가 오늘의 결실로 이어졌다는 점이 강조됐다.
    장철희 목사(전킨기념사업회 이사장)는 “한국교회가 앞으로만 달려가느라 감사의 마음을 놓칠 때가 있다”며 “군산선교역사관이 지나온 역사를 되돌아보며 감사하는 교육의 장이 되고, 열방 가운데 그 빚을 갚는 사명을 일깨우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교역사관 자문 및 전문위원을 맡은 최은수 연구교수(미국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GTU)는 “군산선교역사관은 한국 선교와 호남 교회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 화해와 일치를 구현하는 장소라는 의의를 지닌다”며 “자손대대로 그 자랑스러움이 이어져 오직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시는 귀한 장이 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강임준 군산시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우민 시의장, 신영대 국회의원 등 지역 인사들은 축사를 통해 군산선교역사관이 도시 문화의 깊이를 더하고, 지역 정체성을 회복하는 사역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 세기를 넘긴 군산 복음의 이야기가 새 공간에서 정리돼 공개되면서, 군산선교역사관은 앞으로도 초기 선교사들의 섬김을 기억하고 지역 교회가 걸어온 길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사역을 이어갈 예정이다.
  • 글쓴날 : [25-12-15 17:01]
    • admin 기자[honamc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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