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단신] 일보 직전의 이 기쁨, 주님도 아시지요

  • 박정완
    총괄본부장 박정완 장로
    (목포중부교회)




    “계획은 사람이 할지라도 이루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

    평생 붙들어 온 이 말씀처럼, 오늘 이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지고 귀한 때다. 대가 없이 살아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은혜를 누리는 삶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삶임을 다시 실감한다.

    나는 교계 공동체의 연합사업을 섬기며, 그리스도인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오래전부터 꿈을 품어 왔다. 연합예배와 연합전선을 통해 모금 활동을 넓히고 교계의 동참을 이끌어, 1층에는 서점과 편의시설을, 2층에는 복음의 열정은 있으나 현실적 제약으로 사역 공간을 구하지 못한 목회자들을 위한 예배당을, 3·4·5층에는 은퇴 후 머물 곳을 찾지 못한 목회자들이 쉼과 소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출향 기업인들을 만나 “목포 기독회관을 위해 출연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기업에는 기업의 논리가 있다. 부가가치, 미래 전망, 자부담 구조 등 냉철한 판단 앞에서 내 요청은 여러 번 거절되었다. 장로로서 종자돈이라도 있었다면 연차 계획을 세워 모금에 전념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결국 마음속에서조차 꿈을 접어야 하나 싶은 순간, 하나님께서 개입하시기 시작했다.

    십수 년이 흐른 뒤 때맞춰 목포에 ‘목포권 근대역사 기념사업회’가 발족되었고, 교회의 동참, 관계 기관의 행정 지원, 주무관청의 허락과 국비 지원까지 이어졌다. 다음 세대에게 건강하고 복된 문화유산을 발굴·보전해 물려주기 위한 이 사업이 마침내 궤도에 올라, 이제 곧 기공식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정작 나는 장로로서 정성의 헌금조차 하지 못한 것이 마음 한구석에 늘 걸렸다. 그래서 묵묵히 기도하며 필요한 정보와 인프라를 꾸준히 제공하는 것으로 조용히 동참하는 길을 택했다. 하나님께서 아시는 줄 믿고 기다렸다.

    그러던 중, 내가 사무총장으로 섬기는 전남교회총연합회가 9월 말 ‘윤호균 목사 초청 민족복음화 대성회’를 목포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기도하던 중 마음 깊은 곳에서 “이번 헌금을 전부 목포근대역사관 건립의 마중물로 드리라”는 강한 충동이 일었다. 회장님과 임원들께 제안드리니 모두가 한마음으로 흔쾌히 동의했다. 그 순간 기쁨이 가슴 깊이 북받쳐 올랐다.

    경비 하나라도 아끼고, 축하 화환을 신청하려는 분들까지 헌금으로 유도해 한 푼이라도 더 드리고자 애썼다. 결국 5백만 원의 헌금을 하나님께 올려 드릴 수 있었다.

    이렇게 기쁠 수가 있을까. 마치 천지가 내 소유인 듯, 누구를 만나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었다.

    “나 이런 일 했습니다. 당신도 동참하십시오. 하나님은 지금 이 시간 당신의 참여를 원하십니다.”

    내가 이렇게 기쁜데, 하나님은 얼마나 더 기뻐하실까? 감히 헤아릴 길이 없다.

    비록 건축비에 비하면 아주 작은 금액이지만, 이 헌금은 ‘마중물’이 되어 반드시 불어나 자라는 역사가 있으리라 믿는다. 누군가의 마음을 흔드는 폭풍의 시작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감동을 일으켜 일어서게 하는 성령의 불꽃이 될 것이다.

    지금 내 마음은 희망으로 가득 찬 설레임 같고, 멀리 울려 퍼지는 나팔 소리 같다.

    이 기쁨을 오직 하나님께 올려 드리며, 그분의 일을 더 힘 있게 감당할 건강과 기회를 주실 것을 믿고 소리쳐 기도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더 일할 수 있는 명분과 기회를 허락하옵소서.”

  • 글쓴날 : [25-12-15 15:34]
    • admin 기자[honamc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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