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넘어 실학자 정약용이 인공지능(AI)으로 되살아나 전남의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난 6일 예당고등학교에서 ‘다산 정약용의 사상으로 알아보는 지방자치제도’를 주제로 한 중등 2030교실 공개의 날을 열었다. 이는 지난 7월 화순오성초에서 남극 장보고기지와 연계해 진행한 초등 ‘2030 미네르바 교실’에 이어, 중등 단계에서는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수업이다.
이번 수업은 전남교육청이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 중인 ‘2030교실’ 사업의 일환이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격차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지역과 세계를 잇는 글로컬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유아 51개, 초등 43개, 중등 39개 등 총 133개 교실이 운영 중이며, 2026년에는 110여 개의 교실을 추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예당고 ‘2030 AI 아고라 교실’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구현된 ‘AI 정약용’이 등장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수업에는 예당고 학생뿐 아니라 한울고, 녹동고 학생들도 온라인으로 연결돼 참여했다. AI가 「목민심서」와 「경세유표」의 사상을 토대로 지방자치의 원리를 설명하자, 학생들은 “오늘날 행정에 적용 가능할까?”, “시민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실시간 토론을 이어갔다.
이번 수업은 통합사회와 정치·법 과목을 융합해 민주주의의 의미와 시민의 역할을 탐구하도록 설계됐다. 학생들은 AI의 답변을 근거 자료와 비교하며 검증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스스로 사고하고 논박하는 토론 중심 학습을 경험했다. 이어 모둠별로 교육·산업·복지·문화관광 분야의 조례안을 직접 작성하며 학습 내용을 실제 사회 제도 설계로 확장시켰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이날 교육행정 전문가로 참여해 학생들의 조례안을 함께 검토하며 “현장의 작은 생각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