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영 목사 특별기고

  • 김철영 목사
    김철영 목사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상임대표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




    <1980년 8월 ‘전두환 국보위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는 연례 국가조찬기도회와 무관하다. 1980년 5월 1일 제12회 국가조찬기도회가 열렸다>

     

    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부회장의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11월 4일 열리기로 했던 연례 국가조찬기도회가 열리지 못하는 등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그러면서 1980년 8월 6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한국 교회 지도자 23명이 참석한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초청 국가와 민족을 위한 조찬기도회가 연례 국가조찬기도회였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런 주장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국가조찬기도회를 비판할 때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인용되었다.

    그러나, 1980년 8월 6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한국 교회 지도자 23명이 참석한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초청 국가와 민족을 위한 조찬기도회’는 연례 국가조찬기도회와는 무관하다. 그 기도회는 당시 보안사 군목이었던 문만필 목사(중령 예편, 대한기독교성결교회 소속으로 서울신대 이사를 지냄)이 기성 총회장을 역임한 정진경 목사(신촌성결교회)의 도움을 받아 추진한 기도회였다.

    그 조찬기도회는 보안사 군목인 문만필 목사(기성 소속)의 사회로 조향록 목사(기독교장로회, 초동교회), 김지길 목사(기감, 아현감리교회), 정진경 목사(기성 총회장, 신촌성결교회), 김인득 장로(벽산그룹회장, 총신대 재단이사장)이 맡았다. 설교는 영락교회 한경직 원로목사가 맡았다. 전두환 국보위위원장은 인사말을 했다. 기도회는 장성염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그 기도회에는 새문안교회 강신명(예장통합), 김용도(기침), 김윤식(예장통합), 김준곤, 김창인 목사(예장합동), 김해득(구세군), 박정근(순복음), 박치순(예장통합), 신현균(예장통합), 유흥묵, 이경재(기감), 이봉성(기성), 장성칠, 장성염 목사, 조덕현 목사(기장), 지원상 목사(루터교)와 최태섭 장로 등 23명이 참석했다. MBC와 KBS가 생방송을 하면서 “전두환 상임위원장을 위한 기도회”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이후 녹화방송을 두 차례 내보냈다. 전두환을 홍보하기 위한 신군부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조찬기도회가 중심이 된 연례 국가조찬기도회는 언제 열렸는가. 그동안 1980년에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당시 언론보도를 찾아낸 결과 제12회 연례 국가조찬기도회는 ‘서울의 봄’ 때인 1980년 5월 1일 오전 8시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그 기도회는 한기원 목사(동신교회)가 기도(설교를 언론이 잘목 표기한 것으로 보임)했으며, 민관식 국회의장직무대리, 이영섭 대법원장, 신현확 국무총리 등 3부 요인, 김영삼 신민당 총재, 신두영 감사원장, 주영복 국방부장관, 이규현 문공부장관, 위컴 주한 유엔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한기원 목사는 "새 시대의 지도자상"이라는 기도(설교)를 통해 "고금 역사를 통해 시대가 혼란할 때 믿음 있는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가르침대로 비판하지 않고 현실을 현실대로 파악하면서 국민에게 단합과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면서 "공평, 정의, 평화 세 가지 요소가 실천되지 못하는 정부 형태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새로운 현실사회를 보는 지도자의 눈에는 분명한 미래상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최규하 대통령은 사실상 국정을 장악하고 있던 전두환 국보위 상임위원장의 압력으로 8월 16일 하야했다. 그리고 전두환 씨는 1980년 8월 27일 치러진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에 의한 체육관선거(보궐선거)에서 제1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9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제11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리고 1980년 9월 30일 신라호텔에서 1,300여 명의 각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대통령 취임 축하 조찬기도회가 열렸다. 그날 예배는 홍현설 목사(전 감신대 학장)의 사회로 최훈 목사(동도교회)가 “대통령을 위하여”, 김희택 목사(성결교 총회장)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 조향록 목사(전 한신대 학장)가 "국군장병을 위하여" 각각 기도했다. 김인득 장로(기독실업인회 직전 회장)의 성경봉독, 선명회 합창단 찬양, 강신명 목사(새문안교회 원로)가 설교를 했다. 김정호 목사(전 기상 총회장)는 전 대통령에게 성경책을 증정했다. 또한 축도는 한경직 목사(영락교회 원로)가 맡았다.

    이듬해인 1981년 5월 14일 오전 8시 신라호텔에서 제13회 연례 국가조찬기도회가 열렸다. 이태섭 의원(민정당)의 사회로 유호준 목사(예장통합, 용산교회)가 개회사를 했다. 개회기도는 이영수 목사(예장합동, 대전중앙교회)가 맡았다. 구약성서낭독은 나석호 의원(민정당), 신약성서낭독은 오홍석 의원(민한당)이 잠언 16:1~9절과 갈라디아서 17절을 각각 봉독했다.

    횃불회 합창단의 찬양에 이어 곽선희 목사(예장통합, 소망교회)가 “소명에 사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특별기도는 오경린 목사(동대문감리교회)와 이봉성 목사(기성)가 “나라를 위하여”와 “대통령과 국가지도자를 위하여” 각각 기도를 인도했다. 축도는 김주오 목사(예장고신)가 맡았다. 그리고 조찬감사기도는 김순배 구세군 사령관이 담당했다.

    1948년 제헌국회 때 이승만 임시의장의 사회로 이윤영 의원(목사)의 기도로 국회가 시작됐다. 1965년 2월 27일 김영삼, 정일형, 김종필, 박현숙 의원 등 여야 의원 20여 명이 김준곤 목사(한국CCC 설립자)의 기획 주도로 국회조찬기도회가 시작됐다.

    이듬해인 1966년 3월 8일 국회조찬기도회가 중심이 되어 국가조찬기도회를 개최했다. 당시 김영삼, 김종필 여야 의원과 노기남 대주교 등이 순서를 맡았다. 나중에는 김수환 추기경도 참석했다. 만일 정교유착을 위한 것이었다면 야당 국회의원이나 김수환 추기경 등이 참석했겠는가.

    올해 국회조찬기도회 60주년, 국가조찬기도회 59년 주년이 됐다. 어느 단체와 사역이나 공과(功過)가 있기 마련이다. 이 모두 안고 가야 할 역사다. 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와 연례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한 비판을 잘 수렴하여 개선해야 한다. 그래서 모두의 사랑을 받는 국가와 지도자를 위한 기도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또한 한국 교회는 이 소중한 기도회의 역사를 계승해가야 한다.

  • 글쓴날 : [25-11-13 09:39]
    • admin 기자[honamc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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