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기독교역사박물관 건립 논의, 교계와 정부 협력 본격화
  • 목포 선교 130년, 복음의 뿌리를 기념할 역사관 추진
  • 지난 23일 북교동교회에서 열린 회의에는 백중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을 비롯해 김주헌 이사장(북교동교회 담임), 김영철 목사, 송태후 상임이사, 고삼수 부이사장, 박정환 호남기독신문 본부장 등 교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목포기독교역사박물관’ 건립 방향과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목포 복음 전래 130주년을 위한 교계와 행정이 힘을 모아 신앙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해 실질적 협력의 자리가 됐다.

     

     

    1892년 11월 3일 미국 남장로교 선교회가 서울 서소문에 한국선교부를 설립한 이후, 레이놀즈·마펫·테이트·드류 선교사들은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복음 전파의 길을 모색했다. 이들은 1895년 연례회에서 유진 벨(Eugene Bell) 선교사에게 남부 지역을 탐사하도록 결의했으며, 벨은 1896년 2월 레이놀즈와 함께 목포로 내려와 약 2에이커의 부지를 51달러에 매입했다.

    벨은 같은 해 3월 3일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집짓기에 좋은 부지를 사는 데 성공했다”고 전하며 목포 선교의 시작을 기록했다.

     

     

    목포는 개항 이후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학교와 병원이 세워지고, 근대 문물이 들어온 대표적인 기독교 도시였다. 그러나 광주 양림동과 순천처럼 선교사 사택과 역사관이 조성된 지역과 달리, 목포에는 아직 기독교 역사박물관이 없다.

    김주헌 이사장은 “목포는 선교사들이 남긴 복음의 혜택으로 성장한 도시이며, 그 유산을 보존할 책임이 현 세대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초기 선교사들의 헌신이 목포 교육과 의료, 문화 발전의 기초가 된 만큼, 그들의 사역과 정신을 기념하는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회의에서는 박물관 건립 추진 상황과 재정 구조, 향후 운영 계획이 논의됐다. 고삼수 부이사장은 “현재 약 70~80개 교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전체 모금액의 55% 이상이 평신도들의 자발적 헌금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물관 운영을 위해 매월 1,000만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교회와 개인의 정기 후원을 요청했다.

    목포시는 조례 제정을 통해 시 차원의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있으며, 전남교육청은 학생들의 역사체험학습 장소로 활용할 경우 입장료를 전액 부담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북교동교회 인근 차범석 거리를 함께 둘러보며, 역사관 부지와 주변 문화시설 연계 방안도 검토했다.

     

     

    박물관 건립 추진위는 현재 콘텐츠 입찰 절차를 준비 중이며, 관련 행정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착공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진위원들은 “PF심사와 용역기관 검토 등 절차가 길어지고 있지만, 올해 안에 구체적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목포의 근대사는 곧 기독교의 역사이자 복음의 역사다. 1896년 레이놀즈와 벨이 목포 땅에 내디딘 첫걸음에서 시작된 신앙의 전통은 오늘의 도시를 형성한 정신적 뿌리로 남아 있다. ‘목포기독교역사박물관’ 건립은 단순한 건축이 아닌, 그 신앙의 기억을 다음 세대와 나누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

  • 글쓴날 : [25-10-30 13:54]
    • admin 기자[honamc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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