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에 빠져들자!
  • 홍석기 목사
    홍석기 목사
    상리교회
    범사회문대책운동본부 사무총장




    로마서는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되는 중요한 성경이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가톨릭의 수도사였다. 그는 독일의 ‘비텐베르크’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했다. 그런데 자신이 ‘의롭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많은 갈등을 했다.

    의롭지 못하면, 지옥에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죄를 짓지 않는 의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거의 날마다 금식하며, 밤새워 기도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을 해도 여전히 죄를 범하는 연약한 자신의 모습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그는 고행을 감행키로 결심하고, 깨진 유리 조각이 깔려있는 성당의 돌계단을 무릎으로 기어올랐다. 자신의 육체를 가혹하게 대함으로 죄를 짓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무릎이 벗겨져 피가 나도 의인이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자 완전히 절망하여 하나님을 원망했다. 인간이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무리한 요구’를 하신다며 불평했다. 그렇게 절망에 빠져 있던 루터가 성경을 읽던 중, 롬 1:17에서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여기에 ‘하나님의 의’라는 말씀에 눈이 뜨여졌다. 자기는 지금까지 스스로 의롭게 되고자 했다. 그러나 성경은 ‘의’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임을 말씀하고 있었다. 이때 그는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임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다. ‘로마서’는 잠자는 루터를 일깨운 성경이었다. 이때부터 루터가 ‘로마서 강해’라는 책을 쓰게 된다. ‘로마서 강해’는 수많은 종교개혁자와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감리교의 창시자인 ‘요한 웨슬레’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감리교 창시자 웨슬리는 영국에서 사제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경건한 신앙훈련을 받았다. 그는 경건하고 절제된 신앙생활을 했다. 하지만 구원에 대한 확신과 영혼의 문제로 많은 고민이 되었다. 그는 아메리카 선교사로 활동하면서도 이 문제로 내적인 고통이 컸다. 결국 영적 좌절감을 안고 영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하루는 런던의 ‘올더스게잇’에서 열린 작은 기도 모임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예배 인도자가 읽는 루터의 ‘로마서 강해’ 서문을 들었다. 그때의 내적인 경험을 웨슬리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 뜨거워지며 내 죄가 사함을 받았고, 내가 죄와 죽음의 법으로부터 구원받았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때가 그에게 진정으로 중생의 체험이 있던 때였고 감리교회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몇 가지 질문을 해보며 로마서에 접근하려고 한다. “로마교회가 먼저 세워졌을까? 아니면 로마서가 먼저 기록되었을까?” 로마교회가 먼저 세워졌다. 바울이 로마로 가기 전에 이미 가정교회들이 있었다. 그러면 로마서는 어디에서, 언제 기록되었을까? 기록 장소는 ‘고린도’이다. 고린도는 현재 그리스의 영토이다. 이 당시는 로마가 고린도를 지배하고 있었다. 로마서를 기록한 시기는 고린도후서를 쓰고 나서, 예루살렘에 도착하기 이전으로 대략 ‘56년경’이다. 그러면 왜 로마서를 기록했을까? 로마서를 쓴 이유는 로마 방문에 앞서 성도들에게 ‘복음의 본질’에 대해서 알려줄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로마서의 가장 큰 특징은 ‘복음’에 대한 강조이다. 바울이 쓴 다른 성경과 로마서를 비교하면, 문맥상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발견된다. 바울이 쓴 서신서는 형식이 일정하다. 항상 처음에 ‘발신자, 수신자, 그리고 축복’이 나온다. 패턴이 비슷하다. 그런데 로마서는 발신자가 1절에 소개되고, 그다음에 이어서 나와야 할 수신자는 7절에 나온다. 축복도 역시 7절에 소개되고 있다. 그동안의 형식을 뛰어넘고 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바울이 무슨 단어를 쓰다가 ‘냉정’을 잃었기 때문이다. 요즘 말로 하면, 어떤 단어 앞에서 뚜껑이 열렸다. 그 단어가 무엇일까? ‘복음’이라는 단어이다. ‘복음’이란 단어 앞에서 갑자기 심장이 요동쳤다. 롬 1:1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했다. 그리고 2절에 이어서 “이 복음은...”하며 복음에 대하여 설명했다. ‘복음’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바울이 자기도 모르게 그동안에 해왔던 ‘편지의 형식’을 놓쳐버렸다. 그리고 먼저 복음에 대해서 한차례 설명을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뒤늦게 감정을 추스르고 보니, 수신자와 해야 할 축복이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뒤쪽에 이어서 적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종이도 많고 필기도구도 많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면 쉽게 지웠다가 다시 쓸 수 있다. 하지만 그때는 달랐다. 그때는 지금처럼 이미 쓴 글을 교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글을 써 내려갔다.

     

    우리는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울은 ‘복음’에 푹 빠져있었다.”는 사실이다. 그의 관심은 오직 ‘복음’이었다. 그가 복음에 어느 정도 빠져 있었는지 1절을 다시 읽어보자!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여기에 등장하는 세 단어 ‘종, 바울, 사도’란 단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그는 복음을 위하여 ‘종’이 되는 것을 기뻐했다. 지금은 ‘하나님의 종’ 그러면 특별히 구별된 말로 들린다. 목사는 물론이고, 평신도도 주의 종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 당시에는 ‘종’이라는 말이 그렇게 좋은 뜻이 아니었다. 당시 로마의 종, 혹은 노예들은 공장의 기계나 다를 바 없는 ‘생산수단’이었다. 바울이 여기에 ‘종’(doulos)이란 단어를 썼다. 이 단어는 그 종 가운데서도 가장 신분이 낮은 자를 지칭한다. 청지기와는 달리 자유도 없고, 사유재산도 전혀 없는 종을 말한다. 그런데 바울은 복음을 위하여 기꺼이 ‘종’임을 자처하였다. 둘째, 그는 복음을 위하여 ‘작은 자’가 되었다. ‘바울’의 원래 이름은 ‘사울’이다. 사울이라는 이름의 뜻은 ‘큰 자’이다. 그런데 ‘바울’이라고 개명을 한 것이다. 바울이라는 이름은 ‘작은 자’란 뜻이다. 그는 ‘바리새인, 베냐민 지파, 왕가의 후손’으로 큰 자였다. 그런데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스스로 작은 자가 되었다. 복음을 위해서 스스로 작은 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셋째, 그는 복음을 위하여 ‘사도’가 되기를 원했다. 지금은 ‘사도’를 영광스러운 칭호로 인식한다. 하지만 이때 ‘사도’는 반역의 수괴였다. 들키면 목을 내놓아야 하는 때였다. 기독교인을 잡아 죽이는 그 험악한 때, 사도들은 처형 0순위였다. 그런데도 자신을 ‘사도’라고 밝히고 있다. 사도는 ‘파송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사도는 ‘자신의 뜻, 의지’가 없다. 오직 사명만이 있다. 사도는 사명을 위해 생명을 내어놓은 사람이다. 그런데 바울은 복음을 위해 생명을 내놓았다. 그는 억지로 부득이함으로 복음을 전하는 자가 아니었다. 복음을 위해 종이 되었고, 복음을 위해 작아졌고, 복음을 위한 사명을 가지고 있었다. 바울은 ‘복음에 푹~ 빠져든 사람’이었다.

     


    필자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도전하고 싶다. “우리도 복음에 푹 빠져들자!”는 것이다. 어딘가에 푹~ 빠져든 사람을 ‘중독자’라고 한다. 도박에 빠진 사람을 도박 중독자라 하고 술에 빠진 사람을 알코올 중독자라 한다. 세상 재미에 빠져든 사람도 있고 정치권력에 빠져든 사람들도 있다. 우리도 그렇다. 빠져들어야 한다. 무엇에 빠져들어야 할까? 우리는 ‘복음’에 빠져들어야 한다. 바울이 복음에 빠져들었던 것처럼 우리도 복음에 빠져들어야 한다. 복음에 빠져들면 다른 유혹에 빠져들지 않게 된다. 복음이 약해지면서 영성이 약해지고 영성이 약해지면서 죄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음에 빠져들고 복음이 강하게 살아 역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바울처럼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복음을 전할 때 죄를 이기는 능력이 임한다. 독자들 모두가 ‘복음의 능력’이 역사하는 성도로 살아가시기를 바란다. ‘구원의 확신과 복음 증거’로 복음에 빠져드는 제2의 바울이 되시기를 소원한다.

  • 글쓴날 : [25-09-11 10:33]
    • admin 기자[honamcn@hanmail.net]
    • 다른기사보기 admin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