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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병원장 조생구 장로 (목포벧엘교회) |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일상 속 건강관리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은 세균‧곰팡이 등 각종 병원성 미생물이 왕성하게 활동하기에 좋은 조건인 데다, 낮은 기압으로 관절 통증까지 더욱 심해질 수 있어서다. 빗길은 미끄럽기 때문에 낙상사고도 발생하기 쉽다.
노인의 경우 고관절(엉덩이뼈) 골절과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목숨까지 잃을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1.무좀·완선 등 피부 질환
장마철에 수난을 겪는 신체부위는 피부다. 대표적인 게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과 같은 곰팡이 질환이다.
무좀은 피부사상균에 감염돼 발생하며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에 심한 가려움증이 일고,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고 발바닥에 수포가 발생한다.
그래서 장마철 신발과 무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발이 빗물에 젖는 걸 막으려고 신는 장화는 오히려 무좀을 불러올 수 있다.
장화는 통풍이 잘 안되고 발에 땀이 차기 쉬워 곰팡이균 번식에 좋은 환경이다. 그렇다고 슬리퍼나 샌들을 신고 다니는 게 마냥 안전한 것도 아니다. 외부의 오염된 물을 통해 곰팡이균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며 발을 젖은 채로 오래 둘 경우 곰팡이균 번식 위험도 높아지는 탓이다.
남성의 경우 사타구니에 완선이 발생하기 쉽다. 완선은 양쪽 사타구니에 나타나는 무좀의 일종으로, 발에 있던 무좀균이옮겨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발에 있는 무좀을 같이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다. 무좀과 완선은 병변 부위가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며, 적절한 항진균제 연고를 한 달 정도 바르면 치료될 수 있다.
두 피부 면이 맞닿은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피부염인 간찰진도 고온다습한 여름에 잘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목의 주름 부위를 비롯해 무릎 뒤나 손가락 사이, 엉덩이, 발가락 사이 등 피부가 맞닿는 부위면 어디든 생길 수 있다.
자주 샤워하고 통풍이 잘 되게 해서 피부를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빗물에 젖은 뒤 그 상태로 있으면 빗물에 녹아있던 여러 화학물질이 피부를 자극해 피부염을 불러올 수도 있다.
2.낮은 대기압이 부르는 관절통
장마철이 되면 평소보다 더 큰 관절 통증을 앓기 수비다. 장마전선으로 대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관절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관절을 감싸고 있는 활액막에 분포된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면역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염증성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해 장마철이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높아진 습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지만, 장시간 냉방기기 사용 오히려 관절염 통증을 악화할 수 있어 금물이다.
차가운 바람에 오래 노출되면 관절 주변 근육이 긴장하면서 신경을 압박하고, 그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게 된다.
혈류가 줄어들면 통증을 완화하는 항염 물질이나 엔도르핀 분비도 함께 감소해 통증이 더 잘 느껴질 수 있다.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되,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관절염이 있다면 장마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을 통해 근육을 풀고, 근력을 강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경우 운동량이 부족해지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어서다. 실내 걷기나 소파에 앉아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것만으로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장마철 관절통은 근육과 뼈가 약한 여성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3.낙상 사고
골조직이 약한 노년층은 가벼운 외상으로도 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빗길 낙상사고에도 주의해야 한다.
노인에게서 낙상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골절 사고는 고관절 골절이다. 60대 이후엔 골조직이 급격히 약화하기 때문에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정도의 가벼운 외상으로도 발생하기 쉽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오랫동안 누워
지내게 되면서 움직임이 적어지고, 그로 인해 폐렴이나 폐색전증 등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4.고온다습 환경 식중독 증가
장마철에는 햇빛 속 자외선량이 줄어들면서 자연적인 살균 효과가 떨어진다. 여기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더해져
세균이 활발히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포도상구균과 살모넬라균, 이질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으로 인한 세균성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먹고 남은 음식을 오랜 시간 실온에 둬선 안 된다. 따라서 음식물은 오래 보관하지 않고, 조리한 음식은 가능한 한 즉시 먹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