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오직 하나님의 은혜




  • 홍석기 목사
    홍석기 목사
    상리교회
    범사회대책운동본부 사무총장


     
    ‘제일 억울한 사람’이란 제목의 글을 읽어보았다. 여러분은 세상에서 누가 제일 억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을 꼽으라면 필자는 2010년 지방선거 할 때의 한 후보를 꼽을 것이다. 이때 강원도 고성군수로 무소속의 황종국 후보가 윤종근 후보를 1표 차이로 이겼다. 재개표를 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당선자는 좋았겠지만.. 1표 차이로 낙선된 후보는 얼마나 억울했겠나? 이제 질문을 조금 달리해서 묻겠다. 교회에 와서 가장 억울한 사람은 누구일까? 교회에 와서 ‘은혜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이다. 은혜를 받으려면, 은혜받는 자세가 중요하다. 아프리카에는 ‘물 부족’의 문제가 심각하다. 비가 잘 안 오기 때문이다. 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멀~리 가서 물을 길어오는 것이다. 보통 2km~5km나 되는 곳에 가서 물을 길어온다. 도저히 사람이 마실 수 없는 더러운 물이다. 하지만 그런 물이라도 구하기 위해 하루 반나절을 소비한다. 어떤 사람들은 비를 받을 수 있는 ‘큰 물통’을 준비하여, 비가 내릴 때 물을 저장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그런데 어떤 부족은 ‘우물’을 깊이 파서.. 물을 충분히 공급받으며 살아간다. 아무리 물이 부족하다고 해도 ‘어떤 방법을 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은혜를 받는 원리도 그렇다. 은혜를 많이 받으려면 ‘우리의 자세’가 중요하다. 그러면 어떤 자세를 가져야 ‘많은 은혜’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첫째, 겸손한 자세이다. 성경에 보면 ‘은혜’라는 단어가 300번 이상이나 나온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은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헨’이라고 해서 ‘구부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은혜는 구부리는 것이다. 은혜는 ‘몸을 구부리며 위에서 아래로 베푸는 호의’를 말한다. 넉넉한 사람이 부족한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은혜’라고 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정도가 더하다. 하나님은 받을 자격이 전혀 없는 자에게 일방적으로 베푸신다. 이것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우리의 삶과 연관시켜 아주 명쾌하게 설명한 미국의 신학자가 있다. ‘도날드 반 하우스’이다. 그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했다. “위를 향한 사랑, 그것은 예배이다. 바깥을 향한 사랑, 그것은 자비이다. 아래로 향한 사랑, 그것이 바로 은혜이다.” 은혜는 아래로 향하는 것이다. 받을 자격이 전혀 없지만, 하나님이 거저 베푸는 호의를 은혜라고 한다. 은혜는 선물이다. 주는 자가 아무 조건도 없이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는 은혜의 종교이다. 은혜를 빼고 나면, 기독교는 앙상한 줄기 몇 가닥만 남게 된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구원받으며 신앙생활이 시작된다. 신앙의 과정도 그렇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셔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 끝날에도 역시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님의 손을 잡고 천국에 들어간다. 그러니 우리에게 은혜가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아버지 ‘켄트 공작’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켄트 공작이 임종할 때였다. 의사가 공작을 위로하며, 정치적인 공적과 선행들을 죽 열거했다. 그리고 말하기를 “공작이 이렇게 주님을 위해서 선한 일을 많이 했으니, 공작의 사후는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을 것입니다.”했다. 그러자 다 죽어가던 그 공작이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내가 구원 얻은 것은 내가 선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니오. 나는 죄인이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것이오.” 그 말을 마치고 편안히 잠들었다고 한다. 바로 이런 것이 성도의 올바른 신앙고백이다. 하나님의 은혜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사람의 특징이 있다. 은혜받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열매가 있다. 은혜받은 사람은 겸손하다. 겸손의 양면성이 있다. 겸손은 은혜의 ‘입구’이다. 겸손을 통해서 은혜가 임한다. 동시에 은혜의 ‘출구’이다. 겸손의 자세를 잃어버리면, 은혜도 소멸된다. 은혜의 속성에 감추어진 양면성이 있다. ‘겸손’이다. 누구든지 겸손할 때 은혜를 받는다.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약 4:6)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이것은 진리이다. 그런데 앞뒤를 바꾸어도 진리이다. 누구든지 은혜를 받으면 겸손해진다. 겸손해야 은혜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은혜를 받으면 겸손해진다. 그래서 ‘양면성’이 있다고 한 것이다. 겸손한 만큼 은혜를 받게 된다. 교만한 사람에게는 은혜가 없다. 은혜를 받아도 다 쏟아버린다. 겸손은 ‘은혜의 발전소’이다. 받을 만한 아무 자격이 없는 사람이 거저 받았는데 겸손하지 않을 수가 있나? 겸손할 수밖에 없다. 믿음으로 거저 받은 구원에 머리가 숙여지는 것이고.. 하나님께로부터 거저 받아 누리는 ‘건강의 축복과 가정과 사업의 축복’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거저 용서를 받은 것처럼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용서하고 또 용서할 수가 있다. 그럴 때 더 큰 은혜가 주어진다. 그래서 겸손을 ‘은혜의 발전소’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은혜에 내 공로가 덧붙혀지는 순간, 은혜의 행진이 중단된다. 구원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가 아니라 내 의로운 행위가 보태진다. 그러면 교만이 고개를 들게 되며, 십자가가 아니라 내 의가 살아난다. 어느샌가 나보다 못한 다른 사람을 비난하게 된다. 그때부터 ‘내 의로운 행위’에 따라 신앙의 평가가 달라지고 피곤한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고대 신학자 ‘어거스틴’(St. Augustine)의 이야기이다. 그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학자로 손꼽히는 분이다. 당대에도 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는데 한번은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이렇게 훌륭할 수 있습니까?” 그러자 담담하게 대답했다. “만약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에게 베푸신 은혜만큼 주셨다면, 그들은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됐을 겁니다.” 이런 고백이 그의 신학 사상에 그대로 반영되었고 종교개혁자들에게 고스란히 계승됐다. 라틴어로 이런 말이 있다. ‘Sola Gratia’(오직 은혜) 종교개혁 5대 슬로건 중에 하나이다. 구원받고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것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는 뜻이다. 어거스틴은 젊은 시절에 방탕한 사람이었다. 학문에 대한 열정이 있었지만, 이방 종교 마니교에 빠졌고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하다 자식을 낳기도 했다. 어머니 모니카가 속을 끓이며 눈물로 기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 눈물의 기도 덕분에 자신의 죄를 깨닫고 극적으로 회심했다. 모두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는 평생 그 은혜에 감사하며 살았다. 그는 한마디로 말해서 ‘은혜로 뭉쳐진 사람’이다. 어느 목사님이 이런 비유를 들었다. 눈으로 뭉쳐진 사람을 눈사람(snowman)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은혜로 뭉쳐진 사람은 ‘은혜 사람’(grace man)이라고 할 수 있다. 어거스틴은 ‘은혜 사람’이었다.

     



    바울도 ‘은혜 사람’이었다. 고전 15:9 “나는 사도 중에 가장 작은 자라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였으므로 사도라 칭함받기를 감당하지 못할 자니라.” 얼마나 겸손한 모습인가? 이런 말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울이 하고 있다.





    은혜를 받고 자기를 돌아보니까 “나는 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인데 도대체 내가 뭐라고 사도라고 부른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도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바울이 살아있던 그 시대나, 오늘날이나.. 바울보다 더 크게 쓰임 받은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바울보다 더 위대한 종은 없었다. 그런데 자신에 대하여 뭐라고 말하나? “나는 사도라 칭함을 받기에 합당한 사람이 아니라”말하고 있다. 그는 교만했던 사람인데 겸손하게 변화된 것이다. ‘받은 은혜’가 컸기 때문이다. 바울은 은혜 사람이었다. 사람은 누구든지 은혜가 메마르면 교만해진다. 그러나 은혜를 받으면 겸손해진다. 동시에 겸손한 사람에게 은혜가 더욱 넘쳐난다. 겸손은 은혜와 축복의 발전소인 것이다. 독자들 모두에게 겸손의 은혜가 임하시기를 기도한다!







  • 글쓴날 : [25-07-08 10:39]
    • admin 기자[honamc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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