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기념한다는 것은 값진 일이다. 이 일에 동참한다는 것은 이 값진 일에 한 부분을 감당하는 것이다. 작든 크든 간에 이 일에 동참하는 분들을 보면서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라고 위로를 받는다. 누구 한 사람 물질에 소중함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생을 수고하고 애써서 모은 물질을 역사기념관 건립에 흔쾌히 내어놓으신 분들의 마음과 정성이 모아져 한 장 한 장의 벽돌이 쌓아져 가고 있다. 믿음의 선진들을 기념하고자 하는 분들의 헌신으로 근대역사관이 세워지고 있다.
목포권 기독교 근대역사관을 건립하는 과정을 통해서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첫째, 믿음의 기념비로 세워져야 한다.
가나안 정복의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가는 요단강 동편의 두 지파 반에 세우고자 했던 길갈의 기념비처럼 믿음의 기념비로 세워지기를 바란다. 선조들의 믿음의 승리가 잊혀지지 않고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에도 기억되기를 바란다. 처음 조선의 서남부의 외진 땅들을 밝았던 선교사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복음이 이 땅에 들어와 어둠의 땅에 빛으로, 사망의 그늘이 생명으로 변화되었고 가난과 미신, 우상으로 눌려있던 조선의 백성들이 죄에서 놓임과 해방을 얻게 되었다.
둘째, 교회의 일치단결이다.
사분오열되어 세상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교회가 뿌리를 찾아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한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공동체이다. 다른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목포권 교회들이 하나가 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다. 목포를 시작으로 목포 선교부가 담당했던 목포 무안 신안 함평 영광 영암 강진 해남 진도 완도에 속한 모든 교회들과 믿음의 성도들이 한마음이 되었으면 한다. 기독교 근대역사관을 건립하는데 교회가 교파와 교단, 지역을 떠나서 하나임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셋째, 교회와 성도들의 자존감을 세우자.
최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기독교에 대한 비호감이 48%에 달한다고 한다(기독공보 2021년 12월 19일 자 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여론 속의 여론' 2021년 종교인식조사 결과). 기독교인 스스로도 자랑스러워하지 못하는 믿음을 갖고 있다. 목포는 그냥 개항된 곳이 아니다. 영국 러시아 일본 등의 열강들이 각축전을 벌이던 곳이다. 다 떠났고 없어졌지만, 선교사들의 선교로 세워진 교회는 남아서 오늘도 복음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목포 선교부를 중심으로 서남권에 복음의 전지 기지의 역할을 감당했고 초기 성경 번역의 일익을 감당했으며, 사역에 지친 선교사들과 가족들을 위한 휴식의 장소이기도 했다. 복음이 전해지는 곳에는 교회뿐 만이 아니라 교육(영흥학교,정명학교), 의료(프랜치병원),복지(고아와 과부) 등 각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넷째 다음 세대에 믿음을 전승해야 한다.
지난 100년간 누렸던 하나님의 은혜를 다음 세대에도 누릴 수 있도록 전달하고 교육해야 한다. 좋은 것이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알리고 나누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우리가 누렸던 복을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한다. 주일학교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청소년들은 세속의 문화를 더 선호하는 이때 교회들이 연합하여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도구들이 필요하다. 한 교회만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은 관람과 교육의 장을 만들어 모든 교회가 공유했으면 한다. 믿음이 아니고는 누릴 수 없었던 이 축복을 우리 대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축복은 천대를 흘러가게 해야 한다.
다섯째,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
빚은 갚아야 한다. 우리는 믿음의 선진들에게 복음의 빚을 졌다. 100여 년 전, 저들의 헌신과 수고로 복음을 듣게 되고 예수를 영접하여 오늘과 같은 복을 누리게 되었다. 오늘 우리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함으로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 조선말 이 땅에서 순교한 토마스선교사를 보내어준 영국의 하노버교회를 살렸던 것처럼 우리 목포 땅에 선교사를 파송해 주셨던 교회와 이 땅에 찾아온 선교사들의 후손들을 찾아 감사를 전해야 한다. 믿음이 식어가고 있다고 하는 그들에게 다시 복음의 열정이 살아 타오르도록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교회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이때, 깨어있고 앞서가는 믿음의 사람들에 의하여 세워지고 있는 목포권 기독교 근대역사관이 목포권 교회들이 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믿음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다시 한번 복음을 힘있게 전하는 복음의 전진기지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