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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도시 평가, 정책 방향의 지표로 삼아야

강성휘 원장
전남사회서비스원




최근 발표되는 된 살기 좋은 도시 평가를 보면 목포시는 아쉽게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전국 22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인구·경제·교육·의료·안전 등 5개 분야 25개 지표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도시 평가결과, 2025년 기준 목포시는 상위권에 들지 못하고 오히려 전남 5개 시 중 하위권, 전국적으로는 184개 대상 중 169, 사회안전지수 평가에서는 최하위권 성적을 나타냈다.

이러한 사실들은 목포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단순한 낙인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로 보아야 한다. 목포가 무엇을 보완해야 하고 어떤 정책적 혁신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실제로 목포는 같은 시기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도시대상에서 생활 인프라와 지속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아 우수정책 부문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는 도시재생과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 지역 정체성을 살려낸 정책이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목포가 과거의 항구도시 이미지를 넘어 시민 삶의 질을 중심에 두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도시임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물론 현실적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목포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전체 인구의 약 20%가 노년층에 속한다. 그만큼 의료와 돌봄, 안전망 확충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다행히 목포는 노인복지 정책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비 지원, 노인 일자리 창출, 여가 활동 지원 등은 이미 시민들이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안주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도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년과 가족, 아동 세대가 목포에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청년창업 지원, 일자리 발굴, 임대주택 확충, 아동 친화도시 조성은 목포가 강화해야 할 정책적 영역이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드러난 사회안전지수의 낮은 성적은 깊이 새겨야 한다. 안전은 모든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기본 조건이자, 살기 좋은 도시의 전제다. 골목길의 가로등, 범죄 예방을 위한 CCTV, 재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시민들의 마음에 안정을 불어넣는 장치다. 나아가 경찰, 소방, 지자체가 긴밀히 협력하는 생활안전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면 목포의 안전 지표는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목포가 가진 문화와 관광 자원은 또 하나의 희망이다. 유달산과 삼학도, 근대문화유산, 해상케이블카는 이미 외부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관광 상품에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결합시켜야 한다. 지역축제와 거리공연, 생활 속 문화공간이 확산될 때 목포의 정체성은 더욱 풍부해지고, 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다. 관광의 낭만이 시민의 삶 속으로 스며드는 순간, 목포는 진정한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도시재생 또한 목포의 중요한 동력이다. 낙후된 원도심을 새롭게 살려내는 과정은 단순한 물리적 복원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을 회복하는 일이다. 행정 주도의 일방적인 계획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견과 참여가 녹아들 때 도시재생은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목포가 추진해온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은 바로 이런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방향이다.

더 나아가 목포는 인구감소와 산업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 무안반도 통합 논의는 단순히 행정구역의 합병을 넘어 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고 인구 유입과 자족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전략적 과제다. 동시에 신재생에너지에 기반한 RE100 산단, 해상풍력 거점항만, 배후단지 건설, 친환경선박 플랫폼 등을 통해 미래산업을 육성한다면 목포는 청년들이 찾아오는 도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단기간에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목포는 장보고 해상무역의 시기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문화를 품어왔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왔다. DNA는 지금도 살아 있으며 앞으로 목포르네상스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자산이다.

살기 좋은 도시 평가에서 낮은 순위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이를 발판 삼아 더 나은 미래를 그려야 한다. 목포가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안전, 청년, 문화, 산업이라는 네 축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하며, 무엇보다 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참여와 신뢰의 거버넌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목포의 낭만은 관광객에게만 주어지는 풍경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일상의 행복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목포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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