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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단신] 맹장(盲腸) 터짐의 고통이,주의 은혜로 사랑의 꽃 으로 …

총괄본부장
박정완 장로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치 못한 고난을 겪는다. 그때마다 왜 나만 겪어야 하나는 원망이 목 끝까지 올라온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그 아픔조차 인생의 추억이 되고,주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성숙의 발판이 된다.

 

나는 맹장이 터져 복막염으로 고통을 겪었던 어느 날을 잊을 수 없다. 단순한 병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자존심과 체면, 신앙과 인내, 그리고 사랑의 시험대위에 올려진 날이었기 때문이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참 바보처럼 살았다. 남 보증 서주기를 밥 먹듯 하고, 내 살림도 어려운데 남 돕는 일에는 앞장섰다. 사업자금도 빠듯한 판에 보증 때문에 생긴 이자부터 갚느라 내 가족은 뒷전이었다. 그러다 결국 아파트 담보대출이 밀려 경매로 넘어가기에 이르렀다.

 

그때 서울에 사는 오촌 조카가 떠올랐다. 초등학교 졸업 후 머슴살이로 시작해 대기업 입사, 지금은 동대문에 큰 빌딩을 소유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어릴 적 우리 집 도움도 받았던 조카였기에, 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일을 막아달라고 상경해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그날 밤, 조카는 흔쾌히 도와주겠다 했다. 그러나 다음 날 그는 말을 바꿨다. “투자할 곳이 생겼다며 거절한 것이다. 배신감과 절망감에 손이 떨리고 몸이 굳어졌다. 어린 세 자녀를 데리고 갈 곳도 없는 현실에 눈앞이 캄캄했다.

 

그 충격 탓일까.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열차 안에서 얼굴이 창백하다는 말까지 들었지만 무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날이 밝아 병원에 가보니 맹장이 터져 복막염이란다. 수술을 받고도 열흘 넘게 병원 신세를 졌다.

 

그 와중에도 주님 앞에 기도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주님의 손길이 도울줄 믿는다, 신앙의 힘으로 버티자는 생각으로 일어섰다. 친구에게 급히 계약금을 빌려 경매에 참여했는데, 기적처럼 500만 원 차이로 내가 낙찰받았다. 지금 생각해도 하나님의 간섭이었음을 믿는다.

 

세월이 흘러, 조카와 몇 차례 집안 행사에서 마주쳤다. 그는 캠핑카, 수십억 투자 등 돈자랑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분명 나는 하나님의 사람임을 각인 시킨 바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이웃을 사랑한다면 분명 하나님은 믿음의 자녀에게 상주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최근 사촌형 장례식장에서 조카를 만났다.예식을 마친 후 재수씨와 조카들, 그 부자 조카 내외까지 모아 식당으로 향했다. 당연히 내가 식대를 계산했다. 마음속엔 오히려 감사가 흘렀다. “비록 속은 끓었지만, 내가 믿는 사람으로서 섬김을 택한 것, 주님도 아시리라.” 주님주신은혜에 감사하며 일할수 있도록 은혜주신 하나님을 찬양함이 나의 일상이란 것을 힘주어 말할수 있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작은 물질이지만 넘어져 일어날 수 없을 줄 알았던 자가 하님 영광을 산다며 힘주어 말하는 역동성은 감히 추종을 불허하는 담대함 일줄 믿는다.

그날 부자 조카는 다음 행사에 한턱 내기 로 했다. 물질로 이간될 뻔한 가정이 사랑과 믿음으로 하나 되는 은혜를 체험한 것이다.

그날 점심, 소박한 비빔밥 한 그릇을 먹으며 웃었다. 마음이 매우 상쾌했다. 상처로 남을 수 있었던 일을, 추억으로 바꾸신 주님의 은혜였다.

이제 나는 더욱 단단한 믿음으로, 고난을 통과한 자로서 세상 가운데 주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삶을 살겠노라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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