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판별 기준(무엇을 발견해내는 특별한 방법)
학문적(과학철학적)으로 말하자면 간단하지도 않고 견해가 일치하지도 않지만,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과학의 이론이나 주장은 “실험이나 관찰”을 통하여 증명하여야 한다.
그림과 같이 건전지 세 개와 전구를 연결하였을 때, 전구에 불이 켜질지 않을지는 논쟁을 통하여 결정할 일은 아니다. ‘실험’을 해보면 알 수 있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지지하는 견해와 관계없이, 전구에 불이 켜질지 않을지는 실험에 의해 결정한다.
실험이나 관찰과 관련하여 절차상의 오류나 조작이 없는 한, 그 결과를 부정할 수 없다.
“실험이나 관찰”은 과학이 다른 학문 분야와 구별되는 중요 특성 중 하나이다. 실험과 관찰을 학문적으로 정의하자면, 간단하지 않지만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이 정도로 마무리한다.
필자는 대학교 전자공학과 3학년 과목으로 전자회로를 오랫동안 가르쳤다. 첫 번째 수업 시간에 항상 학생들에게 전구의 점등 여부를 물어 본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켜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켜진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다수결로 답을 결정한다면, 불이 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답이 되겠지만, 사실은 실험에 의해 결정된다. 실험을 해보면 전구에 불이 켜진다.
전자기학(電磁氣學; electromagnetics)에 정통한 사람은 논리적 사고를 통하여 이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이 문제는 몇날 며칠을 토론해도 해결할 수 없지만, 전자기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실험을 해보면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다. 만일 그 결론을 수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맹자(孟子)가 주장한 성선설(性善說)과 순자(荀子)가 주장한 성악설(性惡說)은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서 증명할 수 없다. 이 문제는 과학(科學; science)의 문제가 아니라, 전형적인 철학(哲學)의 문제요, 믿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철학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리 뛰어난 학자라 해도 반대 의견을 가진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적(歷史的)인 사건은 어떠한가? 역사적인 사건은 과거에 발생했던 일이기 때문에 현재 관찰할 수도 없고, 실험을 통해서 확인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역사적인 사건도 과학으로 다룰 수 없는 영역이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과서에, 소위 방사성연대측정 방법이 과학적 연대측정 방법으로 소개되어 있다. 거의 대부분의 가르치는 교사들과 배우는 학생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방사성 연대측정이 과학적 방법이라고, 말하자면 정확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방사성 연대측정을 실제로 이용해야 하는 전문가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방사성 연대측정 방법이 신뢰할 수 없는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이 교과서에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