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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보통 사람 - 김영수 목사




김영수 목사 (엘림전원교회 원로목사)





80년대 초 군정시대에 어떤 대통령의 연설 내용 중 “나는 보통 사람입니다!!” 라고 자기를 소개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랑으로 내세울 때 그것이 이미 사람이 아닌 것처럼, 자신이 보통 사람이라고 강조 할 때 이미 그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이곳저곳 허드레로 다양하게 쓰임 받는 질그릇처럼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그런 평범한 보통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특히 국가를 위하여 일하라고 선출해 준 정치인들을 보면 모두가 금그릇 은그릇 같이 번쩍이려고만 하지 저분들이 정작 국민들을 위한 국민의 일꾼인가 하는 식상이 느껴지곤 합니다.


저마다 착각 속에 사는 것 같아요. 무엇 묻은 사람이 재 묻은 사람을 비웃고 손가락질하는 것처럼, 일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을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며 함께 잘 해보려는 협력보다는 무조건 비판하고 큰소리 내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이나 지적하는 사람들이나 한발 물러나서 어떤 방법이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될 까 자숙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걱정이 될 때가 많아요. 맹공격하며 큰소리 내는 것이 국민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그것 때문에 실상 국가에 손실을 끼칠 경우도 많다는 것을 깊이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을 1960년대 수준으로 얕잡아 보아서는 안 됩니다. 국민들 거의 전부가 학부 출신들이고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정치인들의 성향을 충분히 분별할 정도가 된다는 것을 알고 말이나 행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말로만 정치하는 사람들의 반복되는 트집 소리가 듣기 싫어 TV 조차 보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나라 일이니 궁금해서 마지못해 보고 듣는 사람들을 가늠하여 시청률이 높다고 좋아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말하는 보통 사람들이란 중간 정도 가는 그런 사람들을 일컫는 것이 아닙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위인이라고 지칭하는 예수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제왕처럼 군림
했거나 긴 수염을 나부끼며 점잖 빼던 그런 분이셨습니까? 시골 동네의 목수였으며 군중 속에 섞이어 그들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나누며 사셨던 평범한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그의 평범과 겸손 가운데서 참다운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을 내려다보시며 눈물 흘린 예수, 그 눈물 속에는 정의와 자비가 가득했습니다. 여러 부류의 사람과 만나고 대화하고 사귀셨습니다. 평범한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셨습니다. 높고 낮은 사람, 가난하고 부한 사람, 학자와 무식한 사람, 병자와 성한 사람 거의 사귀지 않은 사람들이 없을 만큼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는 인간관계를 가지셨습니다. 그 관계 속에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는 진실이 있고 안타까워하는 넘치는 사랑이 숨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지금 어떤 직위를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지금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원합니다. ‘코로나19’까지 겹쳐 국민들이 살기 힘든 이 때에 성을 내려다보시며 눈물 흘리시던 예수님처럼 정작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며 눈시울이 뜨거움을 느끼는 그런 보통 사람들을 보고 만나고 싶습니다.


땅 투기로 자기 배만 채우려는 공직자들 때문에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제발 정의와 공평에 고무줄을 달지 않고 가난한 사람,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배운 지식과 가지고 있는 재능과 재물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그런 보통 사람이 진정 위대한 사람이 아닐까요.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보통 사람 그런 지도자들이 되어주기를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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