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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논단]어머니 그리고 엄마 - 김근열 목사




김근열 목사
(본지주필, 기독교한국신문논설위원
군남반석교회담임목사)


이 세상에 살면서 부모형제 친척 인척 친구들이 많이 있어도 어머니! 라고 불러보는 이름보다 더 다정한 이름이 있을까?


해마다 오월이 오고 어버이날이 되면 못 다한 마음에 부모님을 향한 애틋한 정이 느껴지는 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예수님을 믿고 나서 신앙인은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러도 한없이 불러보는 예수님의 이름이 부를수록 다정해진다. 또한 세상사람들도 유일하게 어머니를 불러보는 것은 싫증이 나지 않는다. 더구나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고 저 천국에 계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다시금 그 어머니를 생각하는 오월이다. 정해봉 시인은 하늘나라에 간 엄마를 노래했다.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은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어쩌면 인간은 큰 정보다 잔정을 귀하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술 취해서 보석반지 사다주는 남편보다 따뜻한 호떡 한 봉지 사들고 들어오는 남편에게 정이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오늘날 바빠서 책도 신문도 보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정서적인면 특히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가정을 깊이 한번 돌아보자. 부모님과 형제들 특히 자녀를 기르는 어머니들의 인생이 여유를 가졌으면 좋을 것 같다.


물 흐르는 맨손으로 시집을 펴서 읽어보는 엄마가 계신 가정이면 좋지 않을까?


왜냐하면 이런 엄마가 있다면 조금은 거친 남편도 순화되고 아이들도 그윽한 인품으로 자라날 수 있지 않을까?


주님 사랑하는 기독인이라면 당연히 부모님을 사랑해야 맞다. 인생이란 특히 가족들과는 조금은 어리석어야 따스해지는 법이다. 왜 어머니가 한없이 존경스러울까?


어머니의 눈에는 자식의 잘못이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의 앞치마는 자식의 어떤 허물도 가려주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고 계시지 않는다. 그래서 어머니를 만드셨다는 말이 있다.


심순덕 선생의 ‘엄마는 그대로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시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시다고 그것이 마냥 넋두리인줄만 알았던 나
한밤중 자다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에는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이제야 감사드립니다.
이 땅 위에 모든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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