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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 - 조생구 원장




병원장 조생구 장로
(목포벧엘교회)


무럭무럭 자라야 할 아이가 잘 먹지 않는다? 이럴 때 아이에게 으름장을 놓는다거나, 수저를 들고 아이 뒤를 쫓아다닌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먼저 섭식장애의 유형을 살펴보고, 대안을 찾아야 힌다. 대부분 식욕은 타고난 것으로 너무 많이 먹는다고 걱정하는 엄마도 있고, 한편으로는 너무 먹지 않아서 걱정이라고 밥그릇을 들고 따라다니며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식욕이 저하되는 이유를 알아보자.


첫째, 신체질환이 있어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다. 신경발달 이상이나 위장관 질환· 아토피 피부염 등 심각한 질환이 있다면 치료가 우선이다. 원인질환이 치료되어야 식욕도 회복된다.


철결핍성 빈혈이 있는 경우 액상으로 된 철분제를 먹여주면 3일만 지나도 식욕이 확실히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모유수유를 하는 아이들이 이유식을 시작하는 생후 6개월부터 9개월 사이에 시작되므로 얼굴이 창백하고 식욕이 감소하면 한번 꼭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둘째, 부모는 아이가 안 먹는다고 느끼지만 실제는 정상인 경우다. 아이는 잘 자라고 있는데 부모는 만족하지 못한다. 이 경우 지나친 강요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출생 후부터 8번의 건강검진을 받는데 자기 나이의 평균치를 가지고 비교하여 평가한다.


셋째, 노는 데 정신이 팔려 먹는 시간이 부족한 아이다. 호기심이 많고 활발한 아이에겐 공복감으로 식욕을 높여줘야 한다. 먼저, 하루 세 번 식사와 오후에 한 번 간식을 주되, 간식은 음식 대신 물을 준다. 식사 때는 반드시 식탁이나 높은 의자에 앉혀 주의가 분산되지 않도록 하고, 시간도 3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넷째, 무감각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원치 않은 임신, 또는 엄마의 우울증도 원인이다. 아이에 무관심하고, 학대징후도 보인다. 아기 돌보는 사람을 바꾸거나 정신과 상담이 필요하다.


다섯째는 까다로운 식성을 보이는 아이다. 아이는 맛·질감·냄새·모양을 이유로 특정 음식을 거부한다. 혐오하는 음식을 강제로 먹게 하면 불안해하므로 강요 아닌 유혹으로 먹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식구들이 즐겁게 먹는 걸 보여준다. 일정한 간격으로 식사와 간식을 주되 먹는 과정에 집중하도록 하고, 많은 양을 주면 질리므로 조금씩 준다. 식사 시간은 20∼30분으로 30분이 지나면 음식을 치우는 타임 아웃제를 실시한다. 칭찬이나 식사시간에 말을 많이 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다.


여섯째, 영아 산통(소화기가 불편해 나타나는 발작적 복통)이 심한 경우다. 보통 3개월 전후에 아기에 나타나고 실제 질환은 없다. 이때는 아기를 흐릿한 조명의 조용한 방에서 캥거루처럼 살을 맞대고 안아줘 통증을 가라앉힌다. 따뜻하게 목욕을 시켜주는 것도 울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이다. 복통이 심하면 약을 처방받아 먹여야 하며, 필요하면 분유 중에 포함된 단백질을 낮춘 특수 분유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다. 주로 고형음식을 삼키기 어려워한다. 아이는 음식이나 젖병을 보기만 해도 울고 입 벌리기를 거부한다. 돌전에 음식이 목에 걸려 질식할 뻔했거나 튜브로 음식을 공급받은 아이에게 많다. 이때는 먹는 도구를 바꾸거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안정감을 주도록 소아정신과의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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