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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감사는 잘 사는 지름길 1 - 김주헌 목사





김주헌 목사
(북교동교회)


어떤 그룹 회장 비서실장을 수년간 지낸 사람이 자기가 모신 회장님에 관해 말한 이야기입니다.


회장님은 직원이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이라도 하면 해당 부서장을 호출하여, 지갑에서 현금(수표)을 전부 꺼내 주면서 직원을 격려하라고 지시를 합니다. 물론 돈이 얼마인지 세어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이 세지 않고 건네 준 현금이 얼마의 금액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직원 격려 등으로 수표를 사용하면 비서실에서 다시 정해진 금액을 보충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회장님에게서 현금을 세지 않고 받은 부서장들의 행동은 같지 않았습니다. 다수의 부서장은 비서실장에게 “어제 회장님이 주신 돈으로 가족을 격려하고, 장례까지 잘 마쳤습니다.”라고 보고하는 것으로 끝입니다. 그러나 일부 부서장은 “어제 회장님이 450만 원을 주셨는데, 병원비에 300만 원, 장례비에 95만 원을 지원하고, 55만 원이 남았습니다”라고 하며 영수증과 함께 남은 돈을 반납합니다.


비서실장인 그는 전달받은 그대로 회장님께 보고합니다. 그때 회장님은 “그 친구 참, 철저하구만…”하고 웃고 맙니다. 하지만 이 순간이 그가 장차 임원 승진 후보자로서의 1차 관문을 통과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유는 격려금 전달이라는 작은 일 처리를 보고 회장님은 그 사람의 신뢰도를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회장의 신뢰를 얻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승진될지는 모릅니다. 회장님은 차기 임원 승진심사 때가 되면 신뢰를 얻어 1차 관문에 통과된 사람들을 거의 탈락시킵니다. 그리고 회장님은 3개월쯤 지난 후에 “그 사람 요즘 어찌 지내? 한번 알아 봐”하고 비서실장에게 지시를 합니다. 비서실에서 비밀리에 알아보면 승진에서 탈락한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두 가지입니다. 불만을 갖고 불평하며 어영부영하는 사람과 오히려 감사하고 여전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입니다. 조사 후에 “김 부장은 전혀 불만 없이 활기차게 직원들을 이끌고 있습니다”라고 보고하면, 회장님은 “그래?”하고 말합니다. 이때 임원 승진의 2차 관문에 통과한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 것은 회장님은 김 부장과 같은 사람을 다시 남들이 다 싫어하는 한직이나 기피부서 예컨대 시리아 건설 현장 같은 곳으로 발령을 냅니다. 그리고 1년쯤 지나면 회장님은 다시 비서실장에게 묻습니다. “거, 시리아로 간 김 부장은 요즘 어찌 지내? 비공개로 알아 봐.” 조사 후에 “김 부장은 현지에서 감사하고, 불평불만의 소리가 전혀 없으며, 직원들과 관계도 좋고 업무 성과도 좋습니다.” “그래, 그럼 다음 승진심사에 상무로 발령 내고 본사로 불러들여”라고 말합니다. 이때가 되면 회장님이 신뢰하고 중요한 일을 맡길 3차 관문까지 통과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호남기독신문 애독자 여러분, 이번 한 주간도 감사하며 삽시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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