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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친구


시인 강종림 권사



치맛자락 뒤집어 흥 하고 코 풀던 친구야
흥하게 잘 살고 있느냐

물댄 논 가운데 흐르는 수로에서
얇은 셔츠 꼭 여미며 물속에 숨던 친구야
이젠 겁이 달아났나

희끗희끗 머리털 잔잔한 미소 속에
찻잔에 비친 얼굴들이 반갑다

지아비의 쓰러짐 친구의 암 소식
수다를 떨고 웃어야 할 자리가
무겁게 고개 숙이고
기도할게 위로해 줄게
서로의 손 꼭 잡고 힘주어 어루만지네

두 달에 한 번씩 우리 또 만나자
그때는 더 크게 웃어보자꾸나

오늘도 애타는 기도는
하늘을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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