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형심
햇살이 눈에 비치자
‘금빛이 눈에 들어 왔어’
새들을 쫓아가다 날아가는 것을 보고
‘새가 춤을 추며 날아갔어’
우레탄 보도블록이 깨진 것을 보고
‘누가 이렇게 찢어 놨지’
맨발로 걷는 길에 돌들이
빠진 빈자리를 보고
‘여기는 비어있는 방이야’
구름에 해가 가려지자
‘저기 봐 햇님과 구름이
숨바꼭질 하나봐’
개미를 한참 따라가다
풀 속으로 사라지자
‘혼자 집에 가버렸어’
네 살 된 아이에게서
쏟아져 나온 언어들
공원 산책길에 화릉화릉 꽃 핀다
몸 어디에 저장된 듯
불쑥불쑥 걸어 나온 말
혼자놀이에도 잘 익은 과일 빛으로 쏟아지는 말
우리 집은 날마다 언어의 술사
손녀 시인의 재잘거리는 소리꽃이 핀다
■ 시인 소개
- 전남 영암 출생
- 2012년 「문학세계」등단
- 전남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정 수료
- 여수문인협회 회원
- 여수화요문학회, 물꽃시낭송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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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22-10-11 16:22: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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