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기 목사 (상리교회, 범사회문제대책운동본부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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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도어선교회가 올해(2022년 1월 19일)에 발표한 ‘기독교 박해국가’ 목록을 보면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은 기독교인의 수가 작년 4,761명에서 5,898명으로 늘었습니다. 매일 13명의 기독교인이 순교한 셈이 됩니다. 물리적 공격을 받은 교회 수도 4,488건에서 5,110건으로 늘었고 구금되거나 체포된 수는 6,175명으로 44%가 증가했습니다. 특히 나이지리아 북부의 많은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은 보코하람, ISWAP(이슬람 국가 서아프리카 지역), 풀라니 무장 세력, 납치 및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의 끊임없는 공격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ISWAP와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를 없애고자 하며 무슬림인 풀라니 무장 세력은 기독교 마을을 공격합니다. 폭력적인 위험 외에도 나이지리아 북부 일부 주에 사는 기독교인들은 ‘샤리아법’에 따라 생활하며 차별과 2급 시민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슬람에서 개종한 기독교인들은 또한 가족에게서 거부를 당하고 종종 예수에 대한 믿음을 철회하거나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 기독교인 사망자 수의 거의 80%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전역에서 계속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기독교인에 대해 가장 폭력적인 상위 10개 국가 중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부르키나파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카메룬, 탄자니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7개 국가가 아프리카에 속해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2022년 6월 2일에 발간한 ‘2021 국제종교자유 보고서’를 보면 자유 민주주의 세계에 맞선 최대 위협으로 간주한 나라가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유럽을 비롯해 서방을 위협하는 러시아를 집중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미 국무부는 작년 12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10개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했습니다. 러시아는 작년에 처음으로 명단에 올랐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이라고 여겨집니다. 6월 2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은 무슬림 위구르족과 기타 소수 종교 집단에 대한 집단학살과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 2017년 4월 이후 100만 명 이상의 위구르족 등이 신장 강제 수용소에 구금돼 왔다”고 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도교 예배당을 파괴하는 등 중국 공산당 교리에 어긋난다고 보는 종교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이에 더불어 “기독교, 이슬람교, 티베트 불교 신자와 파룬궁 수련자들의 고용과 주거에 대한 장벽까지 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라샤드 후세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대사도 종교 탄압국에서 중국이 눈에 띄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중국은 신장에서 담장 없는 감옥을 통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AI(인공지능) 및 얼굴 인식 같은 첨단 기술을 사용한다. 모든 증거와 데이터 뒤엔 구금, 고문, 신체적 학대로 인한 많은 사망 보고가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부모의 행방을 간절히 알고 싶어 하지만 어떤 소식일지 두렵고 과연 무사히 재회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1,000명의 위구르족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후세인 대사는 “중국 정부는 또 티베트 불교도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면서 이들을 학대, 체포, 고문하고 있다”는 사실도 말했습니다.
‘2021년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종교의 자유 행사가 전혀 불가능한 국가로 꼽혔습니다. 북한이 20년 연속 기독교가 극도의 박해를 겪은 국가 1위로 꼽혔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21년 7월 유엔에 북한 내에서의 인권 유린이 계속 증가한다는 보고가 이뤄졌다는 사실도 이번 보고서에 언급됐습니다. 특히 당시 북한 정부의 종교인 상대 체계적 탄압 및 코로나19로 인한 추가적인 종교 활동 제약 등이 문제로 제기됐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21년 10월 유엔 인권특별조사위원은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 행사는 거의 불가능하다. 정부는 계속 거의 모든 종교 활동에 연루된 개인을 물리적으로 학대하고, 체포하고, 고문하고, 처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에서 기독교인임이 발각되는 일은 사형선고라는 비정부기구 오픈도어USA(ODUSA)의 평가도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이 기구 추산 기준 북한에서는 5만~7만 명의 주민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국무부는 이 밖에 “비정부기구(NGO)들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종교 단체와 시설을 외부 선전 및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정부가 북한 주민을 상대로 종교 활동에 연루되거나 종교 물품을 소지한 이를 신고하도록 권장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 관해서도 비판적인 내용이 담겼습니다. 보고서는 러시아 헌법이 종교의 자유 및 종교에 개의치 않는 평등권, 예배 및 종교 표현의 권리를 규정한다면서도 ‘공공질서 위반, 또는 극단주의 활동’을 이유로 활동이 제약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법은 정부가 광범위한 활동을 극단주의로 범죄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극단주의를 정확히 정의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21년 11월 러시아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었습니다. 북한은 20년이 넘게 이 목록에 올랐었지만 러시아는 기존 목록에는 없었습니다. 후세인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지정 후에도 러시아는 종교의 자유 침해를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후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정당한 이유 없고 정당화할 수 없는 침공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종교적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크렘린은 분열을 초래하려 한다”고 했습니다.
이상과 같이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심각한 수준에 와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여전히 보호를 받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한 이와 같은 일들에 대하여 기독교 언론조차도 그리 심각한 문제로 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독교 탄압과 교회에 행사되는 무차별한 살인행위에 대하여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가 반대의 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를 탄압하고 있는 나라의 정부에 공식으로 편지를 보내서 항의와 반대의 뜻을 전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 것과 소리를 내며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데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기독교를 탄압하는 일들에 대하여 침묵하는 것은 동조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 박해의 불길에 물을 끼얹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분은 박해를 당하는 당사자나 해당 국가의 크리스천이 나서야 한다며 외면을 하려 합니다.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들의 저항은 자칫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당 국가의 선교사나 크리스천의 저항도 역시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럴 때는 당사자나 해당 국가보다는 외부에서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더 커다란 영향을 주며 성공적으로 일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기독교연합단체가 항의 서신을 보내는 것입니다. 지역교회에서도 얼마든지 동참할 수 있습니다. 해당 국가나 유엔에 보내서 국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 북한, 나이지리아,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모슬렘국가 등’과 같이 기독교를 박해하는 국가의 정부에 항의 서신을 보내서 탄압을 중단하도록 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물론 해당 국가에서는 이를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교회가 하나 되어 한목소리를 내며 저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럴 때 탄압받는 국가의 기독교인들이 위로를 받고 더욱 힘을 내서 신앙을 굳건히 지켜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기뻐하시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기독교 탄압을 당하는 교회들을 위해 함께 저항하고 더욱 힘써 기도하는 가운데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