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구강습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가락 빠는 습관, 이갈이, 혀 내밀기, 구호흡, 입술 빨기 등입니다. 이번에는 이런 여러 가지 구강 습관 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손가락 빠는 습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습관은 일명 흡지벽이라고도 불립니다. 통계상 어린이의 13-45% 정도가 손가락을 빠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빠는 양상을 보면 손가락 중에서도 엄지손가락을 빠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검지 손가락을 빠는 경우도 있고 간혹 여러 손가락을 한꺼번에 빠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왜 손을 빨까요? 부모로서 나름 잘해준다고 생각하는데 뭐가 부족해서 아이가 손을 빨까요? 여기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유아기 때 관찰되는 손가락 빠는 습관은 원활한 수유가 되지 못했을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아들은 젖을 빨면서 입술, 혀 등을 자극하면서 심리적 욕구를 충족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욕구충족이 부족할 경우 손가락을 빠는 것으로 대신하게 됩니다. 또한 이유식으로 넘어가면서 시작될 수도 있으며 동생이 태어나 부모의 관심이 동생에게만 집중되어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꾸중에 대한 반발 심리로도 나타날 수도 있으며 또래 손 빠는 아이들을 흉내 내는 경우도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정서적 요인에 의해 흡지벽이 생기게 됩니다.
아이가 손가락을 빨면 부모님들은 대개 조바심을 냅니다. 손가락 빠는 부위가 항상 젖어 있으니 감염되지 않을까, 특히 앞니가 튀어나오거나 위아랫니가 닿지 않는 부정교합이 생기지 않을 까 걱정됩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손가락에 반창고도 붙여보고 쓴약도 발라보고 이것저것 시도해 봅니다. 하지만 실패하면 결국 아이가 손을 빨 때 마다 핀잔을 주거나 혼내게 됩니다. 이러한 강압적인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만 낳습니다.
아이에게 손을 빨면 어떻게 안 좋아지는지 설명해주고 아이가 빠는 습관이 나쁘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게끔 자발적인 동기 유발을 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치과에 내원해서 치과의사로부터 동기유발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부모들의 걱정과 달리 평균 4세가 되면 대다수의 아이들에서 자연스레 흡지벽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4세 이전에 습관이 없어지면 유치에 생긴 일시적인 부정교합은 영구치가 나올 때에는 대게 해소됩니다.
그러나 손가락 빠는 강도가 아주 세고 하루 중 자주 빨며 만4세 넘어서까지 지속된다면 영구치가 나오더라도 부정교합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부정교합 예방을 위해 흡지벽 방지 장치를 착용합니다. 이 장치는 아이의 연령 및 흡지벽의 양상에 따라 2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먼저 아이가 넣거나 뺄 수 없게 입안에 고정시키는 고정성 장치와 아이게 쉽게 입안에서 장치를 빼고 넣을 수 있는 가철성 장치입니다.
흡지벽 방지 장치 착용 시 습관은 대개 1-2개월 안에 없어지며 흡지벽으로 생긴 부정교합도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정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이가 손을 빠는 습관이 있다면 핀잔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왜 손을 빠는지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을 먼저 살펴보시고 여유를 갖고 접근하시되 너무 심하게 빨아 걱정되신다면 소아치과에 내원하셔서 적절한 상담을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