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스피노자는 “① 성경은 인간의 문학작품이며(스피노자가 처음으로 주장) ② 모세는 모세오경의 저자가 아니며 ③ 종교(기독교)는 조직적인 미신이며 ④ 성경은 진리의 원천이 아니며 ⑤ 기적은 불가능하며 ⑥ 참된 종교는 도덕적 법칙 속에 있으며 ⑦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다는 것은 믿음을 미신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스피노자는 성경비평을 공식적으로 시작한 철학자이다. 성경비평은 기본적으로 성경을 하나님의 영감된 말씀으로 보지 않고, 인간의 작품으로 본다. 성경비평은 자료비평, 본문비평, 문학비평, 양식비평, 편집비평, 전승사비평, 역사비평 등으로 세분된다. 성경비평학자들은 성경비평학을 과학이라고 주장하지만, 전혀 과학이 아니며 무신론(無神論; atheism) 철학에 불과하다.
(성경비평학을 추종하던 자유주의 신학자) 에타 린네만(1926-2009)이 자신의 성경비평적 저작(著作; literary work)들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은 후에, 린네만은 <성경비평학은 과학인가 조작인가>와 <성경비평은 과학인가 의견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여, “성경비평이 전혀 과학적이지 않으며, 조작으로 시작되었으며, 상상과 추측에 불과하며, 비평 방법 간에도 서로 모순된다”고 밝혔다.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을 저술(著述)한 스티븐 내들러는, 철학자 스피노자가 중세를 끝맺고 근대를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철학자 헤겔이 모든 근대 철학자에 대해 "그대는 스피노자주의자거나 아예 철학자가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스피노자가 서양 철학에 미친 영향이 크다.
아이작 뉴턴(1642-1727)이 자신의 저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를 통하여 발표한(1687년) 역학(力學; mechanics)은 근대 물리학의 시작이라는 의의(意義; meaning)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과 현상을 과학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계론적 세계관(mechanistic world view)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였다. 기계론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인간의 정신 작용까지도 자연 법칙, 즉 뉴턴 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작 뉴턴이 마무리한 과학혁명의 결과로 출현한) 자연과학으로 말미암아 학문의 여왕이라고 일컬어지던 사변적(思辨的)인 형이상학(形而上學)은 더 이상 그 명예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조롱을 당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형이상학은 그 학문적 존재가치를 의심받게 된 것이다.
뉴턴 역학이 출현한지 약 100년 후,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1804)는—당시까지 발전한 모든 학문을 15년에 걸쳐 섭렵하고 연구하여—<순수이성비판(純粹理性批判)>을 저술하였다(1781). <순수이성비판>은 800쪽에 달하는 책으로서, 결론은 “인간의 이성(理性; reason)으로는 물질계(物質界)에 대하여는 알 수 있지만, 형이상학의 세계에 대하여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순수 이성 비판>이 출간된 1781년은 서양의 지성사(知性史; intellectual history)에 큰 획이 그어진 해로 평가받고 있다.
칸트 이후 “인간은 신(神)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생각이 지성인(知性人)들의 마음에 더욱 강하게 둥지를 틀게 된다. 사람들은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다”는 말을 “없다”와 거의 같은 뜻으로 받아들였다.
자연과학의 탐구대상은 자연계 즉 물질세계이며, 신학의 탐구 대상은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계시(啓示; revelation)의 말씀인 성경이다. 정신적이거나 영적인 세계는 자연과학의 탐구대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탐구할 수 없는 것은 진리가 아닌 것으로 여기는 시대사조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