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영 목사 (세계성시화운동본부‧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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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신안군을 ‘종교편향’ 행정을 펴고 있다며 공격하고 있다. 신안군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된 ‘천사섬’(1004)이라는 용어를 문제 삼으면서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명칭을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증도면 병풍리·기점도·소악도 노두길을 중심으로 조성하여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섬티아고’(섬 순례길 지칭) 순례길과 작은 기도처를 종교편향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불교계의 이 같은 ‘종교편향’ 주장은 신안군의 창의적인 종교문화사업을 통한 세계적인 관광문화의 섬으로 만들려는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안군민이 호응하는 정책을 불교계가 나서서 반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성결교단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은 지난 2013년 5월 개관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는 매년 10만여 명이 다녀갔다. 기점·소악도 섬티아고(순례길)는 비기독교인들도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신안군은 종교문화관광사업만 아니라 농어촌 14개 읍면에 박물관 또는 전시관을 한 개씩 설립하는 1도1뮤지엄을 추진하고 있다. 신안군의 창의적인 문화관광사업 중 하나인 퍼플섬은 지난해 유엔세계관광기구로부터 ‘제1회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및 ‘2021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처럼 신안군의 브랜드를 높이고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가져오는 관광(종교)문화사업은 ‘종교편향’으로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격려할 일이다. 불교계도 불교관광문화사업을 제안해 추진하면 된다. 단, 신안군민의 동의와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종교편향’이란 정부의 인사와 정책 그리고 예산 지원에 있어서 특정 종교에 과도하게 편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공직자가 예배와 기도회에 참석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은 본인의 믿음고백 차원이지 종교편향이 아니다. 참고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가 지원한 종교별 지원예산 내역을 확보해 살펴봤더니 불교계 591억2천·천주교 447억2천·기독교 173억2천 규모였다. 교세가 가장 큰 기독교가 가장 적은 예산을 지원받았다. 이것을 종교편향이라고 하는 것이고, 마땅히 시정되어야 할 종교차별인 것이다.
한국 교회는 불교계에 대한 종교편향 주장을 자제해왔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아 ‘전통문화 체험’이라는 목적으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불교 의식’을 가르치는 것도 사월 초파일에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개최하는 대규모 ‘연등제’ 도 문제 삼지 않았다. 또한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의 혈세로 폐사지에 절을 복원하고, 사찰을 개보수하는 것도 문제 삼지 않았다. 자칫 종교간 갈등으로 국민화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불교계도 신안군의 종교문화관광사업을 종교편향이라고 공격하지 않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불교계가 ‘종교편향’이라며 기독교를 공격할 때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꺼내놓고 있는 ‘성시화운동’(聖市化運動)은 대한민국을 기독교 국가로 만들려는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성시화운동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시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총체적 복음운동(The Whole Gospel)이다. 복음전도와 사회책임 사역을 통해 행복한 시민, 건강한 가정,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 도시에서 그런 활동을 해왔다. 성시화운동 사역을 왜곡하지 않기를 바란다.